스페인 영화 제작자, 전시 목적에 소녀상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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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녀상 전시 거부에 해외작가들 반발 “내 작품도 빼라”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18 17:06:25

▲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를 3일 돌연 중단했다. 철거되기 전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모습 [사진=뉴시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항의하며 해외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도 빼달라고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스페인 영화 제작자가 이 소녀상을 매입해 스페인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스페인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자 14일(현지시간)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영화 제작자이자 독립 언론인 탓소 베넷이 최근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이 전시를 중단한 ‘평화의 소녀상’을 사들였다고 EFE 통신과 푸블리코 등 스페인 언론이 보도했다.

베넷은 EFE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녀상이 전시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작가들과 접촉해 작품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자 기획전에 참여한 해외작가들도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지 않겠다는 요청이 빗발쳤다.

지난 10일에는 미국 비영리 보도기관인 탐사보도센터(CIR)도 특종한 기사를 애니메이션화한 동영상 작품의 전시 철회를 결정했고 유럽과 중남미 작가 9명도 소녀상 전시 중단을 비판하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전시 철회 작품에는 트리엔날레의 포스터에 사용되거나 이번 기획전의 주요 작품으로 소개된 작품도 포함됐다.

전날까지 이런 식으로 전시 철회를 요청한 작가들은 전체 참여 작가 90여팀 중 11팀이나 됐다. 이뿐만 아니라 트리엔날레의 고문을 맡았던 작가 겸 평론가인 아즈마 히로키도 전날 고문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시회에서 거부당한 ‘소녀상’을 사들인 베넷은 이 작품을 스페인에서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년 반 전부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유로 검열당한 작품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이제 전시장은 물론 세계 미술계의 검열과 관련된 아카이브를 운영할 만큼 충분한 작품과 자료가 모였다”고 덧붙였다. 베넷은 사비를 들여 내년 바르셀로나에서 개관을 계획하고 있는 ‘자유미술관’에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할 계획이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중국의 유명한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레고 블럭으로 만든 작품, 미국의 화가 일마 고어가 그린 도널드 트럼프의 인물화 등도 사들였다. 아이웨이웨이의 작품들은 중국에서 전시가 전면 금지됐으며 일마 고어는 트럼프의 누드 그림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뒤 살해 협박은 물론 거리에서 트럼프 지지자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작품은 모두 ‘예술에 대한 검열’에 저항하는 작품들로 베넷은 자신이 설립하는 미술관에 이 작품들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기소돼 감옥에 간 카탈루냐 정치인들의 초상 사진들도 자유미술관에 전시될 계획이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