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운동 외풍 이겨낸 허연수의 소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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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19 00:02:14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 일본 정부의 경제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불매운동 열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단순히 제품을 넘어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초 소비자들이 자발적인 참여에서 비롯된 불매운동은 각 산업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유통부문의 참여는 특히 두드러진다. 소비자와 직접 맞닿아 있는 만큼 일본 제품 판매 중단 조치에 나서는 등 불매운동 확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에서는 일본 또는 일본 브랜드 제품을 아예 찾아보기 어렵거나 할인 품목에서 제외된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움도 남는다. 최초 자발적인 참여 형식으로 이뤄진 불매운동이 점차 강요 형태로 변질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일본 관련 제품을 판매하거나 취급하는 기업 혹은 점포 등을 향해 마녀사냥 식 비난을 퍼붓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 또한 줄어드는 자연스러운 시장원리를 간과한 성급하고 과격한 태도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뒤따른다.

일본 관련 제품 취급 기업에 대한 마녀사냥 식 비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마녀사냥 식 비난 여론을 의식한 기업이나 점포들이 일본 제품 취급을 회피하다 보니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호나 취향에 따라 특정 제품에 있어서는 불가피하게 일본 관련 제품을 구매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제품이 없어 못 사는 것이다. 일본 관련 제품 할인 품목 제외 조치 역시 구매가 불가피 한 소비자들에겐 억울한 조치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위안되는 사실은 아직까지 마녀사냥 식 비난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소비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소신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이 대표적이다. GS리테일이 보유한 유통채널 GS25, GS수퍼마켓 등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관련 제품에 대해서도 할인 차별을 두지 않고 소비자들이 알아서 선택하게끔 하고 있다.

가령 현재 타 브랜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은 일본 관련 맥주 제품만 할인 품목에서 제외조치 했다. 타 국가 제품의 경우 1캔에 3천원하는 제품을 4캔 구매 시 1만원에 할인 판매하는 반면 일본 관련 제품의 경우 4캔을 구매하더라도 1만2000원을 고스란히 받는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적용해 자연스럽게 불매운동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소비자에겐 불이익이 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조치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반면 GS리테일이 보유한 유통채널에서는 각 점포에 따라 상황이 다르긴 하겠지만 일본 관련 맥주 제품에 대해서도 타 국가의 그것과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판단을 믿고 존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외풍에 굴하지 않고 소비자 배려와 이윤추구, 국익창출 기여 등의 기업 본연의 자세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 정부의 불합리한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저항 행위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다소 과격한 조치로 인해 선량한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본 정부의 의도대로 놀아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자칫 국론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추구와 소비자 편익, 그리고 국익창출에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사회적 쏠림 현상이나 정치적·외교적 갈등에 의해 흔들려선 안 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시장원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묵묵히 기업 본연의 목적에만 충실한 GS리테일과 수장인 허연수 회장의 소신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앞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지고 쏠림 현상이 심화되더라도 지금의 소신을 지켜주길 바란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