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극우 부총리, 미성년자 27명만 상륙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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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 “나머지 난민, 우리가 수용하겠다”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19 15:38:53

▲ 이탈리아 시칠리 람페두사섬에 17일(현지시간) 스페인 구호단체에 구출된 미성년 난민들이 하선하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이날 상륙 거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미성년자에 한해 27명의 상륙을 허가했다. [사진=뉴시스]

아프리카 출신 난민을 태우고 자국에 온 비정부기구(NGO)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해온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난민거부에 대한 비난이 일자 미성년자에 한해 상륙에 동의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134명의 난민 중 단 27명만 상륙을 허가하자 스페인 정부는 나머지 100여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나머지 난민에 대해 자국의 상륙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부도시 알헤시라스의 항구에 난민선을 받을 준비를 하라”고 지시내리면서 “모든 항구를 폐쇄한 이탈리아 정부의 조치는 상상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17일 AP통신은 이탈리아 치안 정책을 총괄하는 살비니 부총리가 이날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암스(Open Arms)’의 난민 구조선에 타고 있던 난민 134명 중 동반자가 없는 미성년자 27명에 대한 상륙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오픈암스 측은 트위터를 통해 구조된 이들은 16~17세라고 밝혔다. dp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와 마찬가지로 동반자가 없는 미성년자 난민을 받아들일 법적 의무가 있다.

이들은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 대기 중이었다. 상륙이 허가된 27명은 람페두사섬으로 옮겨져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살비오 부총리는 이번 난민 구조선 입항 금지 조처로 이탈리아 검찰에 의해 수사를 받게 됐다. 이날 검찰은 살비니 부총리에 대해 납치 및 공직 남용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에 따라 시칠리아 검찰이 로마에 있는 해안경비대 본부에 사법경찰을 보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탈리아 사법부의 명령을 무시한 채 스페인 민간단체 소속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영해 진입을 막으며 주세페 콘테 총리와 날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살비니 부총리가 영해 진입을 막고 있는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암스(Open Arms)’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의 모습 [사진=뉴시스]

현지 일간 ‘레푸블리카’는 경찰이 누가 스페인의 구호 단체 ‘오픈 암스’ 소속 구조선의 입항을 막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무부와 구조대 간 통신 내용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살비니 부총리에게 미성년자들의 하선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살비오 부총리는 주세페 콘테 총리에게 보낸 답장에서 “미성년자 난민에 한해 상륙을 허용한다”며 이것은 총리의 요청에 따른 결정이며 이것이 난민 상륙을 허용하는 선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27명 중 이미 8명은 스스로 성인이라고 말했다”며 일부가 미성년자가 아님을 주장하기도 했다.

14일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 지방 행정법원은 난민 147명을 태우고 지중해를 떠도는 오픈암스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영해 진입을 허용했으나 살비니 부총리의 반대로 이들은 바다를 떠돌고 있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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