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부채질 한전 이사회, 국민 정서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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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0 00:05:00

한국전력공사(이하·한전)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종갑 사장 부임한 이후 한전이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9285억원(잠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7년 전인 지난 2012년 상반기 2조 3000억원 이후 가장 큰 손실액이다. 2분기에도 298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전은 이러한 결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 입맛에만 맞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주주들은 물론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한전 이사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맞닿아 있는 한전공과대학교(이하·한전공대) 설립을 의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는 2022년 부분개교를 목표로 한 한전공대는 대학원생 600명과 학부생 400명 등 총 1000명 가량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단일학부로 구성되는 한전공대는 문제해결형 프로젝트 중심의 융복합 교과과정 운영 등을 통해 에너지 산학연 클러스터 특화 대학으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초기 비용은 약 62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전은 600억원을 출연했고 전라남도와 나주시는 10년간 각각 매년 1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연간 운영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이상의 지원사격을 계획하고 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오는 2022년부터 시작되며 정부 지원의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1000여 명의 학생 학비 및 기숙사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연간 운영비가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즉 한전이 절반 이상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예측이다.

또 학령 연령 감소 및 다수의 이공계 특화 대학으로 인해 한전공대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의 무리한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비판의 화살은 한전 이사회로 향하고 있다. 한전 이사회는 국민의 이익은 물론 주주가치까지 신경써야하지만 막대한 부담을 알면서도 정부 정책에 화답하는 모양새만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한전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친정부성향의 이사들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비상임이사인 최승국·양봉렬·김좌관·정연길·김태유 이사 등은 현 정권과 인연이 있는 이사들이며 이사회를 이끌어가는 이정희 상임감사위원 역시 친정부 성향의 인사다.

한전공대의 실패는 불보듯 뻔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한전 이사회의 결정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

한전은 공기업이다. 한전의 피해는 결국 국민의 혈세로 채우게 되는 것이다. 한전 이사회는 국민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그것이 한전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며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방법이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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