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관세 안내는 삼성과 경쟁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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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설득력 있는 이야기” 맞장구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0 16:43:35

▲ 지난 2017년 6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과 달리 삼성은 관세를 내지 않는다”고 언급한 내용을 공개하며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 활주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16일에 쿡 CEO와의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쿡 CEO와의 만남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팀 쿡과 아주 좋은 만남을 가졌고 그를 매우 존경한다”고 답했다.

이어 “쿡이 관세에 대해 얘기했다”며 “쿡이 주장한 것들 중 하나는 삼성은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면서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이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좋은 사례를 제시했다“면서 “그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 등은 현재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에 위탁해 중국에서 생산·조립하고 있어 다시 미국으로 이를 들여오려면 관세를 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 분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예정대로 중국산 휴대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 등 6개국에서 휴대폰을 분산 생산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대부분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기본적으로 무관세이다.

한국산 스마트폰도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돼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에 들어가는 중국산만 관세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도 중국에서 일부 물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 내수용이라 미중 무역 분쟁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9월부터 아이폰과 맥북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계획을 12월로 연기했지만 에어팟과 애플워치 등은 9월 추가 관세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압박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삼성이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고맙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반해 애플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에 “애플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맥 프로’ 부품들에 대한 관세를 감면받지 못할 것이다”라며 “관세가 없는 미국에서 생산하라, (그러면) 관세는 없다”고 거부한 바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반에 대한 수정 없이는 현실적으로 한국산 스마트폰만 과세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