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 중국서 돌아오다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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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기도해달라” 문자 이후 연락 끊겨…중국 “체포된 이 없다”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1 12:40:29

▲ 중국 선전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다 실종된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청(Simon Cheng)의 모습 [사진=香港01]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놓고 영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홍콩 온라인 매체 ‘홍콩01(香’港01)이 20일(현지시간)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홍콩01 보도에 따르면 주 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청(28)은 지난 8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深圳)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겼다고 그의 여자친구 리가 밝혔다.

영국 총영사관 스코틀랜드 국제발전국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이먼은 8일 정오 비즈니스 회의 참석차 뤄후(羅湖) 검문소를 거쳐 중국 선전으로 갔다. 이날 밤 사이먼은 리에게 “고속철에 탔다”며 “홍콩과 경계를 통과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어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패스트푸드 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이먼은 최근에야 영국 총영사관에 취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출신인 리는 “결혼을 약속한 그에게 대만에서 살자고 제안했으나 그는 ‘홍콩을 사랑하고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이먼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홍콩 시민 100만 명이 참여한 시위에도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사이먼이 여자친구인 리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문자내역. 어디냐고 묻는 리의 질문에 “통과 중이다”라고 보낸 후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문자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사진=香港01]

리는 중국과 홍콩 간 경계를 통과하고 있는 지점에서 마지막 문자를 보낸 점을 거론하면서 사이먼이 웨스트카오룽(西九龍) 역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혔을 것으로 추측했다. 웨스트카오룽 역은 중국과 홍콩 간 출·입경 관리소가 있는 곳으로 중국법이 적용되며 중국 공안 등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치안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등에 대해 재판을 거치지 않고 최장 15일의 ‘행정구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리와 사이먼 가족들은 그가 계속 돌아오지 않자 홍콩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홍콩 경찰도 중국 당국과 협조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광저우(廣州) 철도공안국 선전 공안처는 지난 8일과 9일 웨스트카오룽 역에서 아무도 체포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는 “주 홍콩 총영사관 직원이 선전에서 돌아오다가 체포됐다는 보도에 극히 우려하고 있으며 광저우와 홍콩 경찰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이 사이먼을 체포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관련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겅 대변인은 이번 사안이 홍콩 시위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와 관련해 파악한 것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