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멍드는 韓경제, 근로손실 일본의 21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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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행위 기간 중 도급·파견 금지…“파업 남용에도 제도적 대안 없어”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2 11:11:05

▲ 총파업을 단행한 후 대규모 집회를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스카이데일리

현행법상 노조의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를 할 수 없어 43일의 근로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한경연)은 22일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쟁의행위 시의 대체근로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쟁의행위로 인한 연 평균 근로손실일수가 임금근로자 1000명 당 평균 43.4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0.2일로 조사돼 우리나라의 근로손실이 217배에 달했다. 한국의 노조가입률(10.3%)이 일본(17.9%)의 절반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근로손실일수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쟁의행위시 대체금지 규정 여부에 따라 근로손실일수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노조법)과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파견법)에 따라 쟁의행위 기간 중 중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업과 관계없는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 또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도급·하도급·파견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는 기업의 쟁의대항행위가 제한 없이 허용될 경우 근로자의 쟁의권 행사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받을 수 있어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이를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일본의 경우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명문 규정이 없는 상태이지만 학설과 판례를 통해 파업으로 조업이 중단된 경우 간부나 비조합원 또는 제3자를 이용해 조업을 하는 대체근로가 허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일본에서는 이 같은 조치를 파업기간 중의 업무수행을 노동자 측의 쟁의수단에 대한 최소한의 대항조치로 이해하고 있으며 해당조치가 노사대등에 위배 혹은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정 교수는 “일본에서는 파업기간 중 업무수행을 노동자 측의 쟁의수단에 대한 최소한의 대항조치로 이해하며 이러한 대항조치가 노사대등 원칙에 위배되거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대체근로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참가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일정요건 하에서 물리력이 포함된 피케팅 보장 등 무기대등의 원칙에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비교법적으로도 우리나라와 같은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대항수단이 없는 기업은 조업 손실을 막기 위해 노조의 부당한 요구까지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과도한 근로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을 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도적 대항수단이 없다보니 기업이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간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