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홍콩 英영사관 직원 중국 경찰이 구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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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홍콩인은 곧 중국인…내정간섭 말라”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2 16:05:58

▲지난 8일 중국 선전을 방문하고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실종된 홍콩주재 영국 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 [사진=사이먼청 페이스북]

중국에서 실종된 홍콩인 영국 영사관 직원이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구금됐다는 사실이 확인돼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미국과 민감하게 대치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영국과 외교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는 21일(현지시간) 이달 초 실종된 홍콩 주재 영국 영사관 직원이 중국에 구금돼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 3개월 동안 홍콩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영국과 이를 “내정간섭”이라면서 외부 개입을 차단하려는 중국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발행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신들이 말한 (실종된) 그 사람은 보안법 위반으로 중국 선전 경찰에 의해 15일간의 구류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겅솽 대변인은 그 영사관 직원이 홍콩 사람이며 따라서 이 문제는 중국내 문제라면서 “분명히 해둘 것은 이 직원이 영국 시민이 아니라 홍콩 시민이라는 점이며, 이는 곧 중국인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고 강조했다.

홍콩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인 사이먼 청(28)은 지난 8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으로 출장을 다녀오던 길에 연락이 두절됐다.

겅솽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이먼을 체포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관련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총영사관 스코틀랜드 국제발전국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이먼은 8일 정오 비즈니스 회의 참석차 뤄후(羅湖) 검문소를 거쳐 중국 선전으로 갔다가 연락이 끊겼다.

실종신고를 받은 홍콩 경찰이 중국 당국과 협조하며 수사를 벌였으나 중국 광저우(廣州) 철도공안국 선전 공안처는 지난 8일과 9일 웨스트카오룽 역에서 아무도 체포된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들은 영국 영사관에 몰려가, 사이먼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 제출 운동을 이끄는 시민 대표는 “(중국 정부에 구금돼 있는) 사이먼의 상황은 홍콩 사람들에게 무척 중요하다”면서 이 운동의 의미를 전달했다.

앞서 사이먼의 실종 보도에 대해 “극히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영국 정부도 중국 경찰에 의해 구금돼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보다 강경하게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주 전 홍콩 시위가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을 식민지배했던 영국에 홍콩 시위 사태에 어떤 “개입”도 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최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와 철폐를 요구하며 민주화 시위를 전개해온 홍콩은 1841년부터 1941년까지, 그리고 1945년부터 1997년까지 영국령으로 영국의 식민지배하에 있었다. 1997년 7월 1일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면서 홍콩은 특별행정구로서 향후 50년간 사회·경제 면에서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일국양제가 적용됐다.

최근의 홍콩시위 사태를 놓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홍콩 시민들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고 중국 무력진압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면서 반발해왔다.

겅솽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최근 영국이 홍콩(사태)에 관해 여러 차례 잘못된 발언을 했다”면서 “다시 한번 영국에 촉구하건대 홍콩문제에 나대거나 부채질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