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조국국면’ 돌파 카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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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泣斬馬謖의 결단 내려야 할 때”

김승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3 10:43:17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3일 정부가 전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한 뒤 “과연 이 결정이 국익에 합당한 조치인지, 후속 전략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청와대는 이번 결정의 이유를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를 제외한 것’이라고 밝히며 한일 신뢰 관계의 악화가 원인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잘 알려져 있듯이, 지소미아는 한일 관계의 문제를 넘어서 실질적으로 한·미·일 삼각동맹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아직 공식 답변은 없었지만 미국도 우리 정부를 이해한다’는 애매모호한 답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미국은 그동안 한미 및 미일 동맹이 각각 별도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통상 삼각협력 강화의 필요성, 즉 대북 관련 정보공조 필요성을 강조한 점에 비추어서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화된데 대한 당혹감이 클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최근 북한의 각종 고도화된 고성능 단거리 미사일 실험 동향 등에 비추어서 한일 간의 정보공유 부재는 미국측의 부담을 한층 가중시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을 부추길 소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은 가능한 모든 통로로 지소미아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오늘 새벽에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며 “미 국방부도 대변인 논평을 내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일 ‘나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잘 지내기를 바라며 그들은 동맹국이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인해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균열이 생긴 것”이라며 “특히 지금은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5조 원 인상,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 자국의 국익 관철을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 긴박한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 정부도 이해한다’는 공허한 답변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어떠한 후속 전략과 대책을 가지고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것인지 국민에게 상세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손 대표는 “국가안보는 국민 정서라는 이름으로 유지되지 않고, 국내정치의 셈법으로 계산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국내 정치적인 셈법에 기초한 것이 아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의혹들의 진위 여부는 차후 밝혀져야 하겠지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다시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조 후보자는 이미 사인(私人)이 아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이라며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후보자가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주기를 그 누구보다 바랐던 우리 청년들이, 가장 먼저 조 후보자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가지고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우리 청년들과 국민들에게 극도의 실망과 정치 불신을 안겨주고, 국론을 극렬히 분열시키면서까지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할 만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문 대통령은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김승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승섭 기자 s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