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소미아 종료 결정…日 유감·재고, 美 실망·우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中 환영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4 08:20:30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내용이 22일 오후 일본 NHK를 통해 속보로 방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NHK 캡처]

한국 정부가 22일 오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공식 발표한 이후 동북아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중·일 3국은 자국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일본은 한국이 신뢰관계를 깼다며 거센 비판을 가했고 미국은 실망과 우려를 나타낸 반면, 중국은 자주적 권리 행사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교부는 23일 오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지소미아 종료 결정 관련 공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나가미네 대사는 한국 정부에 엄중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전날인 22일 한일 지소미아의 재연장 여부 결정 시한(24일)을 이틀 앞두고 “한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저녁 브리핑을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김 차장은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나가자 일본 언론들은 뉴스 속보를 통해 소식을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예상 밖의 대응”이라면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고 밝히면서 “지소미아 종료는 안보 환경을 완전히 오인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이례적으로 늦은 시간인 밤 9시 30분에 남관표 주일대사를 불러 항의했고 이 자리에서 남 대사는 “양국 관계에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된 데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 일본 정부는 23일에도 한국 정부의 결정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한미일 협력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다"며 한국이 한미일 안보 공조를 무너뜨리고 있는 데 책임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재고를 요구했다. 그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현재 지역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어젯밤 한국 쪽에 강하게 항의했다”면서, “방위성은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연계해야 한다는 과제에 대해서는 이번 결정 뒤에도 일-한, 일-미-한 사이에서 적절한 연계를 하도록, 한국 쪽에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차례 걸친 북한 (비행체) 발사 사안에 대해서 쌍방이 유익한 정보를 교환해왔다. 우리나라(일본) 안전 확보에 지장이 전혀 없도록 일-미 관계를 기축으로 만전을 기하고 싶다”며 미-일 동맹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한, 일-미-한 연계는 계속 중요하며, 한국 쪽에 재고와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24일 연장시한 전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한국 정부가 결정을 번복하기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맺은 협정이지만, ‘한·미·일 삼각 공조’의 핵심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그간 한·일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미국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