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업정서 키우는 정몽진·정몽익 구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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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6 00:02:19

경제민주화가 재계의 화두로 자리매김한 지 벌써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경제민주화 비전 실현에 열을 올렸다. 기업활동 위축 등 부작용 우려가 상당했지만 막강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은 정부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강행했다.

관련 법안과 정책을 줄기차게 쏟아냈고 정책기조에 반하는 기업 활동에 대해서는 곧장 철퇴를 가했다. 과거 병폐로 지적되던 부분에 대해서는 곧장 메스를 댔다. 고칠 수 없는 부분은 가차 없이 도려냈다. 기업의 비위 사실을 가감 없이 공개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도 했다. 해당 기업 입장에선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반기업·친노동 중심의 정부 정책은 기존 시장경제 체제에 익숙해져 있던 경제계 전반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만한 부작용이 쏟아졌다. 일례로 반기업 정서 확산의 경우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종국엔 국가경제 피해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위안되는 사실은 ‘국가경제 피해’라는 사안의 심각성 때문인지 경제민주화에 대한 여론의 호응은 서서히 식어간다는 점이다. 덕분에 재계에서도 이번 기회에 자체적인 정화노력을 통해 친기업 위주의 정서 확산에 힘을 모으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근대적 경영행태를 그대로 이어가며 타 기업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기업들도 더러 존재해 우려감을 키운다. 이들 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정화노력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기업 정서를 부추겨 종국엔 국가경제 피해를 낳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처벌도 요구된다.

KCC그룹의 경우 정부차원의 조치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KCC그룹 오너 2세인 정몽진 KCC 회장과 정몽익 KCC 사장 형제는 경제민주화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경영행보로 물의를 빚고 있다. 대부분 친인척 기업에 대한 일감지원, 활발한 내부거래, 실적과 무관한 배당 등 대부분이 반기업 정서를 부추길만한 사안들이다.

KCC 오너 형제는 주력계열사이자 상장사인 KCC를 이용해 삼촌 기업인 세우실업, 동우 등의 배를 불려줬다. 세우실업, 동주 등의 제품을 KCC를 통해 매입해주는 식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세우실업, 동주 등이 KCC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각각 55억원, 103억원 등이었다. 같은 기간 세우실업은 또 다른 상장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거래를 통해 3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정 사장은 범현대가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주식을 취득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증식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정 사장은 과거 KCC가 보유했던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식을 약 175억원을 들여 매입했는데 해당 주식의 현재 가치는 8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사장은 해당 주식을 통해 매 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도 챙겨왔다.

KCC 오너 형제는 실적과 무관한 배당 행보로도 눈총을 사고 있다. 적자에도 아랑곳 않고 거액의 배당을 챙겼다. 지난해 KCC는 236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88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뿌렸다. 덕분에 형인 정 회장은 170억대의 배당금을 챙겼다. 동생인 정 사장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KCC로부터 80억원 가량을, 실적이 하락세를 보인 코리아오토글라스로부터 전년 보다 많은 40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각각 챙겼다.

KCC 오너 형제를 둘러싼 구설수는 반기업 정서를 부추길 만한 사안임이 틀림없다. 상생, 동반성장, 사회적 책임 등 최근 중요시되는 가치는 고사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기업의 영속성도 외면한 모습이다.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에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친기업 위주의 정책을 촉구하던 이들마저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KCC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시급하다. 친·인척기업 혹은 계열사 간에 내부거래, 막대한 재산증식을 가능케 한 주식거래와 주식가치 급등 과정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처벌해야 한다. 단순히 한 개별 기업이 아닌 재계, 나아가 국가경제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사안의 무게감이 남다른 만큼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는 바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