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중무역전쟁 재고”발언…언론들 잘못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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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세인상 후회 아니라 더 올리지 못해 후회”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6 13:36:55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재고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전날 ‘비상경제권법’을 언급하며 미국 기업에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했던 모습과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자 백악관 및 참모들이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 해석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날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조찬회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국제사회에 영향을 준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 인상 결정을 재고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이다. 왜 재고하지 않겠느냐”며 “(재고하는 것도) 괜찮다, 나는 모든 것을 재고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을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관세율 인상을 후회하고 있다”는 해석이 쏟아졌고 대중 강경 노선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백악관에서는 “대통령은 관세를 더 올리지 못해 후회하는 것이다”고 해명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 해석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더 높이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이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서 변함없이 단호하다”며 “그는 좋은 협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들은 (유감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대통령은 가끔 농담이 될 만한 말을 한다”고 해명했다.

미국 기업의 중국 사업장 철수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기업들에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본사 이전을 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설명했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이 미국에 대한 750억 달러(약 91조3000억원) 추가 관세 조치를 발표하자 “우리는 중국이 필요 없다. 솔직히 중국이 없으면 훨씬 더 나을 것이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적(enemy)’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비상경제권법’을 거론하며 미국 기업에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것을 종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상경제권법은 1977년 발효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말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제비상경제권법은 해외에서의 상황이 국가안보나 외교정책, 미국 경제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국민에 대해 대통령이 외환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특별권한이 발동된다.

NYT는 국제비상경제권법은 당초 관세 문제 등으로 주요한 교역 상대국과의 경제적 관계단절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단체, 개인 등에 대한 제재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 발동 전에 의회와 협의를 하고 권한 발동 이후 의회에 발동 이유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 3월 1일 기준으로 미국은 국제비상경제권법에 따라 총 54건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 중 29건은 지금도 효력이 유효하다. 국제비상경제권법은 1979년 이란의 미국인 인질사태와 관련해 이란 제재를 위해 처음으로 발동됐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