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논란’ 코오롱티슈진, 끝내 상장폐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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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4896억 증발 위기…신라젠 이어 코오롱티슈진까지 바이오株 휘청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7 11:33:31

‘인보사 케이주’(이하·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이 끝내 상장폐지됐다. 신라젠의 ‘펙사벡(Pexa-Vec)’이 임상중단되며 바이오업계에 충격을 안긴지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코오롱티슈진까지 증권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빠지며 한국 바이오산업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이하·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이하·기심위)를 열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결정은 지난 2017년 11월 코오롱티슈진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지 21개월 만이다.

상장폐지 결정으로 시가총액 4896억원에 달하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이 모두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코오롱그룹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은 코오롱티슈진 지분 27.26%(약 1335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17.83%(약 873억원)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코오롱생명과학도 12.57%(약 615억원)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코오롱티슈진의 관계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평가손실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글로벌도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을 일부 소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비중은 99.99%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33.66%(약 1795억원)에 달한다.

다만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회사가 곧바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는 15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한다. 이때 상장폐지 대신 1년 이내의 개선 기간이 부여될 가능성도 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마저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경우 코오롱티슈진은 그로부터 7일 이내에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포함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상장폐지를 미룰 수 있다. 거래소가 또다시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도 상장폐지가 결정될 수 있다. 개선 기간이 부여된다면 해당 기간이 지난 후 다시 상장유지나 폐지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회사의 상장폐지가 사실상 3심제 방식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이 절차를 모두 거친다면 코오롱티슈진은 최대 2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시간을 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에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 3상 재개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미국 임상3상 재개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임상이 재개될 경우 코스닥 시장위원회 최종 상장폐지 혹은 개선기간 부여 심의에서 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지면서다.

이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린 뒤 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지난달 5일엔 회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원래 거래소는 지난달 26일까지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기로 했었다. 다만 코오롱티슈진이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며 심의가 한 달(20영업일) 미뤄졌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라는 위기와 마주한 가운데 신라젠에도 눈길이 모아진다. 신라젠은 지난 2일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중단을 권고 받았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글로벌 임상 3상을 중단하게 됐고 신라젠은 시가총액 3조원 이상 기업군이 증권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젠은 한 때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며 코스닥시장 2위까지 올라갔지만 펙사벡 임상중단 사태 이후 시가총액은 1조원을 밑돌고 있는 상태다.

펙사벡은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로 알려져 있다. 관련업계 등은 펙사벡이 상용화될 경우 수조원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평가해왔다. 무용성 평가는 그 동안 진행해온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의 유효성, 안전성 등을 중간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펙사벡 임상3상은 2020년 12월 완료를 목표로 그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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