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총리 “한 달간 의회 정회”…야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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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수락...노딜 브렉시트 반대 봉쇄 의도로 보여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9 13:13:22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마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10월 14일까지 의회를 정회한다고 밝히면서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휴가차 스코틀랜드에 가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의회를 9월 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정회하고 정회 마지막 날에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영국 여왕은 하원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서 정부의 주요 입법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한다. 여왕이 이날 존슨 총리의 요청을 승인함에 따라, 하원은 오는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 동안 정회한다. 현재 여름 휴회 중인 영국 의회는 다음달 3일 복귀해 새 회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후 9월 13일부터 10월 8일 사이 짧은 휴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휴회 기간이 약 한 달 넘게 늘어나게 됐다.

의회 휴회는 회기를 끝내고 다시 시작하기 위해 두는 제도로 총리가 여왕에게 요청할 수 있다. 과거 두 차례 시행된 적이 있다.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존슨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해 의회 정회를 요청한 것이라며 비판이 일고 있다. 오는 10월 14일까지 하원이 멈출 경우, 브렉시트가 예정된 10월 31일까지는 겨우 2주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 돼, 하원 입장에서는 정부의 노딜 브렉시트 추진을 막기 위한 토론이나 입법 활동 등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존슨 총리의 하원 정회 요청과 관련해 “헌법을 어기는 언어도단이다”며 “국민들이 대표로 선출한 의원들의 권리와 민주적 절차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원들이 브렉시트에 대한 토론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존슨 총리가 민주주의를 깨부숴버리려고 작정했다”고 비난했다.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이는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 완전히 수치스러운 모욕이다”라며 “이같은 일이 발생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분노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도 독재 정치에서나 볼 수 있는 폭거라며 “의원들이 다음 주에 힘을 합쳐 그를 저지하지 않는 한 오늘은 영국 민주주의가 심연 속으로 빠져든 날로 기록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자유민주당 대변인은 “의회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큰 결정을 앞두고 존슨 총리가 국민의 의회를 닫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이번 결정은 브렉시트와 관련이 없고 순수하게 여러 입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브렉시트와 관련한 의회 활동을 방해하려고 내린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에 “순수하게 우리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을 위한 것이다”라며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10월 17일 EU 정상 회의를 전후로 의회가 브렉시트와 다른 이슈에 관해 토론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익명의 총리실 취재원은 AFP통신에 이번 정회로 의회 회기일이 4일 가량 줄어드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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