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앞 다가온 아시아나 예비입찰…흥행은 안갯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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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매물이나 인수비용·업황악화 등 부담…연내매각 차질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2 14:15:04

아시아나항공 매각전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입찰전 흥행에 항공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귀한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업계의 업황이 나빠지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막대하다는 점 등이 발목을 잡는다.

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3일부터 진행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 5개월 만이다.

예비입찰(투자의향서 접수)이 진행되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가 선정된다. 숏리스트에 오른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펼친다. 본입찰로 확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를 넘겨받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다면 오는 11월 주식 매매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매각절차는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가운데 연내 매각이 어려워진 모습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입찰 의지를 내비친 곳은 애경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정도다. 다만 KCGI의 경우 전략적 투자자를 구하기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대한 현실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주요 인수군으로 꼽히던 SK·롯데·한화·GS·CJ 등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점쳐진 SK와 한화 등의 인수설은 힘을 잃은 모습이다. 애경과 GS가 공동인수를 검토한다는 설이 돌기도 했지만 양측은 부인했다. 실제 예비입찰이 진행돼야 알 수 있겠지만 주요 대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인 매물인 건 맞지만 뒤따르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는 단숨에 국적항공사를 갖게 되고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0여년 간 쌓아온 영업망과 국제적 네트워크망 등도 손에 넣을 수 있다. 신규진입자에게 높은 항공업계 문턱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다. 저가항공사(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도 소유하게 된다.

다만 항공업계의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 인수에 대한 부담을 키운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며 여행객이 줄어드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까닭이다. 화물업황이 부진한 점도 발목을 잡는다. 업계의 부진 속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12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비율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난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고의 부채총계는 9조5988억원에 달한다. 인수자가 신주 인수 등을 통해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인수비용이 만만찮은 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예상가는 2조원 안팎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채권단과 금호산업 등이 아시아나항공의 ‘통매각’을 원칙으로 세우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지만 구체화된 내용은 아직 없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