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WTO에 美 제소 “미국이 합의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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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산 제품에 15% 관세 부과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3 14:44:42

▲ 미국이 1일(현지시간)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2일 WTO에 미국을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하자, 중국은 이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AP통신·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1일부터 3000억달러(약 36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출품 중 1차분에 대해 15%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WTO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는 중·미 양국 정상이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이룬 공동 인식에 엄중히 위배되며 중국 측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무역기구의 관련 규칙에 따라 합리적 권익을 수호하고 다자간 무역체계와 국제무역질서를 확고히 지켜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일 0시(현지시간)부터 식품, 스포츠용품, 악기, 신발, 가구, 일부 전자제품 등 1120억달러(약 136조23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3243개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추가 관세 대상 품목은 TV, 시계, 안경, 어린이용 가구, 악기, 스포츠용품 등 실생활에 필요한 소비재 품목 외에 스마트폰워치와 메모리 반도체 등 디지털 제품 등도 포함됐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연간 수입액의 약 70%에 달하는 규모에 관세를 부과하게 됐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의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1일 낮 12시부터 750억달러(약 91조23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관세 부과 대상은 5078개 품목이며 이날부터 추가 관세가 적용되는 대상 상품에는 대두(大豆)를 비롯해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 과일류 등 농식품 및 화학제품 원료 등이 포함됐다. 또 미국산 원유에도 처음으로 관세가 부과됐다. 미·중은 오는 12월 15일 상대국 제품에 대해 각각 15%와 5~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부과한 관세에 대해 중국이 WTO에 제기하는 세 번째 소송이다. 많은 무역 전문가들은 WTO에서 허용하는 최대치를 웃도는 모든 관세 인상은 WTO에서 정당성을 인증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달 30일 미국은 중국과 함께 양국이 이 문제를 WTO에서 판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3건의 소송 중 첫 번째 건에 대한 답변서를 발표했다.

답변서는 “중국은 무역 파트너들의 기술을 훔치거나 부당하게 취득하기 위해 공격적인 산업정책 조치를 취하는 일방적 결정을 취했다”며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하고 왜곡된 기술이전 정책을 없애기 위해 관세 조치를 채택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은 자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과거 도박, 동물권, 공영방송 등에 대한 무역제한을 주장할 때 사용했던 조항인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 WTO 규정에서 제외돼 적용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WTO 규정에 따르면 양국 간 60일 내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국은 WTO에 패널 구성을 요청할 수 있으며, 최종심까지는 최대 4년이 걸린다.

미국이 WTO 규정을 어긴 것으로 밝혀질 경우, 중국은 WTO로부터 미국에 대한 무역 제재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