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재개발 억제는 대안 없는 몽니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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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4 10:54:31

지금으로부터 3년 전 경주와 포항 일대에 연속적으로 지진이 발생하면서 온 국민들이 걱정과 불안에 떨곤 했다. 경주, 포항 일대 부모를 두거나 자녀를 둔 이들의 걱정은 더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교통사고로 이어지진 않을까 등 혹시 모를 지진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서곤 했다.

당시 박원순 서울 시장도 경주, 포항 일대에 발생하는 지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야당이 투쟁할 당시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항 지진으로 삶을 버린 국민들이 고통보다 야당의 투쟁이 더 중요할 수 없다”며 야당을 향한 질타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을 했던 인물이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의 걱정에는 왜이리 모진지 모르겠다. 박 시장은 서울의 노후 아파트, 달동네 지역 시민에겐 각종 꼼수를 동원해 개발을 막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들의 마음은 3년 전 경주, 포항시민의 마음과 유사할 것이다.

종로구의 달동네인 사직2구역의 경우,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의 명분으로 2017년 3월 주민투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비구역 직권해제 조치를 내렸다. 이에 주민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직권해제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 4월 서울시의 직권해제 결정이 무효라고 최종 판결했다.

직권해제 무효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서울시의 방해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 이후, 사직2구역 내 ‘캠벨 선교사 주택’을 제3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시켰다. 시가 사업계획상 철거예정인 선교사주택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하는 바람에 재개발에 재개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사직2구역 내 한 주택은 장맛비에 무너져 1.5m까지 진흙이 쌓이기도 했다. 당시 주택 거주자가 집에 없어 천만다행이지만, 혹시라도 집안에 있었더라면 목숨까지 잃을 뻔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해당 주택 소유주는 또 다시 집을 수리하는데 수 천만원을 투자해야 할 상황이다. 이들은 박 시장의 무차별적인 재개발 억제 정책에 벼랑 끝까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박 시장이 이곳의 재개발을 막는 이유는 서울의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무리 집값을 자극한다고 한들 달동네,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목숨까지 담보로 걸고 억제할 일인지 의문이 든다.

무작정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선책을 선택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 고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발언을 해온 만큼,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이들의 생명권은 지켜주길 바란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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