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CJ家 후계구도, 장녀 이경후 역할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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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파문 장남 이선호 경영승계 제동…장녀 이경후, CJ 지분 소유 촉각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5 12:15:18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마약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CJ그룹 후계구도가 불투명해졌다. 이 부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경영권 승계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후계자로 부상할 지 재계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재현 회장의 아들 이선호 부장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인천지방검찰청 강력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6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부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될 경우 CJ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는 복잡해진다. CJ그룹 회사 내규엔 직원이 유죄판결을 받으면 징계 처분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연다는 내용이 있다. 이 부장이 사내 징계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주주들의 경영권 승계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동안 CJ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이 부장은 CJ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 왔다. 재계 안팎에서 CJ그룹이 범 삼성가인만큼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장은 4월 CJ올리브네트웍스가 분할, 주식교환하는 과정에서 CJ지주사 지분을 2.8%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장이 마약 스캔들에 휘말리며 이 회장의 장녀이자 이 부장의 누나인 이경후 상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상무가 경영을 승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상무는 지난해 7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지목되는 CJ ENM 브랜드 전략 담당 상무로 발령받으며 경영 전선에 나섰다. 케이콘(KCON) 등 미국에서 달성한 해외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한 만큼 업무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CJ그룹이 문화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이 상무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게다가 CJ그룹은 여성친화, 성과주의 등의 기조를 가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상무가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경영권을 승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상무가 CJ지주사의 지분을 1.2%가량 소유했다는 점도 경영 승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이 부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 정도에 혼자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에 찾아와 “자신으로 인해 주위의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며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하루 빨리 구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부장을 상대로 검찰에 출석한 이유를 재차 확인한 후 심리상태 등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 고려해 적법절차에 따라 오후 8시께 긴급체포했다.

이 부장은 지난 1일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변종 대마를 몰래 들여오려다 적발됐다. 당시 이 부장이 들여오려던 대마는 카트리지형 외에도 캔디형, 젤리형 변종 제품 수십여개가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여러 점의 대마 흡연 도구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장의 대마 밀반입을 적발한 인천공항 세관은 즉시 인천지검에 알렸다. 이 부장은 소변 검사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검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