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日외무상, 블룸버그 기고문에 한국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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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조치 취하지 않고 있다” 주장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5 18:35:24

▲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지난 8월 20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블룸버그통신에 장문의 기고문을 내고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리며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게재한 ‘한일 간의 진짜 문제는 신뢰(The Real Issue Between Japan and Korea Is Trust)’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며 “14년간의 협상 끝에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 예산의 1.6배에 달하는 5억 달러(2019년 환율 기준 약 5992억원) 상당의 보조금과 차관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과 양국 국민 간 모든 문제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40년 후인 2005년 8월,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받은 3억 달러(2019년 환율 기준 약 3595억원)의 보조금에 징용 희생자들이 받은 ‘고통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보상이 포함돼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판결은 1965년 청구권협정의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는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어떤 구체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 나라의 국내 사정 때문에 국제협정이 깨질 수 있다면 우리는 결코 안정된 국제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국교 뿐 아니라 국제법적 관점에서 이를 다루고 구체적 행동을 취하길 강력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 정부가 협정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것이 ‘양국이 지금 직면한 문제의 핵심’이라며 한국 정부가 대법원 징용 배상 판결에 관한 수습·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7월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만을 겨냥해 수출 규제 조치를 발동한 것에 대해서는 “수출 규제 대상이 된 소재와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오로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일 뿐, 징용 배상판결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수출관리 강화’를 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거나 ‘대항 조치’라고 엮는 것은 두 개의 다른 사안의 근본적인 원인을 흐리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은 동북아 안보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것이다”며 “일본의 수출 정책과 이 문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며 서로 연계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노 외무상은 정치적 사안에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의 태도는 외면한 채, 경제와 정치·안보 문제는 별개라면서 자기모순적인 발언으로 한국 정부를 비판한 셈이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