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브렉시트 연기될 바엔 도랑에 빠져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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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연전연패…동생 조 존슨도 등 돌려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8 12:14:35

▲ 지난 6월 총리 경선전에 조 존슨 보수당 의원(왼쪽)이 형 보리스 존슨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할 바엔, “도랑에 빠져 죽는 게 낫다(rather be dead in a ditch)”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5일(현지시간) 웨스트 요크셔 지역의 웨이크필드에 위치한 경찰신병학교에서 이같이 연설했다.

존슨 총리는 “나도 이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싶지 않고 총선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브렉시트 관련)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조기 총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10월 31일까지 이 나라를 (EU) 밖으로 끌고 나오거나, EU 정상회의에 가서 통제권을 넘겨주고 우리를 10월 31일 이후에도 (EU에) 남도록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탈퇴) 법안’으로 인해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요청해야 할 경우 사퇴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유럽연합(탈퇴) 법안’은 지난 4일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힐러리 벤 노동당 의원이 제출한 법안으로 찬성 327표, 반대 299표로 가결됐다. ‘노딜 방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여왕 재가를 받으면 존슨 총리는 10월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간 연장해 달라고 EU측에 요청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노딜 방지법이 하원을 통과하자 다음달 15일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하원 표결에서 찬성 298표, 반대 56표, 기권 288표로 부결됐다. 전날 내각의 의사일정 주도권을 하원으로 가져오는 결의안 투표에서도 패배하면서 존슨 총리는 3연패를 당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전날 4일 사퇴를 결정한 자신의 동생 조 존슨 기업부 부장관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은 EU와 관련해 의견이 다르다.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법은 일을 해내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라고 답했다.

존슨 총리의 동생인 조 존슨 의원은 4일 “가족에 대한 신의와 국익 사이의 갈등” 때문에 기업부 부장관과 보수당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쯤 트위터를 통해 “9년 동안 오핑턴 의원을 지내고 세 명의 총리를 거치며 부장관으로 봉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 “최근 나는 가족에 대한 신의와 국익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으며 이것은 해소할 수 없는 갈등이다. 나 대신 다른 사람들이 의원직과 부장관직을 수행해야 할 때”라고 심경을 밝혔다.

존슨 의원은 현재 기업부 부장관을 맡고 있다. 존슨 의원은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형과 달리 친 EU 성향 정치인으로 알려있으며,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소식을 보도하며 “자신의 동생조차도 지지하지 않는 존슨 총리를 영국이 어떻게 지지하게 할 수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존슨 총리는 3~4일 이틀 동안 하원에 의사일정 주도권을 부여하는 결의안,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 조기총선 동의안 등 세 차례 표결에서 모두 패하면서 임기 시작 6주 만에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존슨 총리는 전날 하원에서 3분의 2선에 미달한 조기총선 동의안을 오는 9일 재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다음 주 의사일정을 소개하면서 9일 조기 총선 동의안을 다시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의회는 같은 회기 내 동일한 사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노딜 방지법 통과 이후라면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상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