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민들 “한국과 함께 살자”…혐한 반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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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학생 발언, “일본인 역사문제 직시해야”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8 17:00:03

▲7일 일본 시민들이 도쿄(東京) 도심에서 ‘일한(日韓)연대액션’ 집회를 갖고 “한국과 함께 살자”는 구호를 외치는 등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조장되는 혐한 흐름에 맞서는 행동에 나섰다. [사진=유튜브 캡처]

일본의 한 언론사가 ‘한국 따위는 필요 없다’는 특집 기사를 싣는 등 ‘혐한’(嫌韓) 감정을 조장한 가운데 이에 맞서 7일 일본 시민들이 도쿄(東京) 도심에서 집회를 갖고 한·일 우호관계를 촉구했다.

마이니치신문·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이날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서 한·일 우호관계를 촉구하는 일본 시민들이 ‘일한(日韓)연대액션’ 집회를 열었다.

이날 일본 시민 300여명(주최 측 추산)은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 시부야역 광장에 모여 ‘일한(日韓) 연대 액션’ 집회를 갖고 최근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매체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고 한·일 시민사회의 연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의 대형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이 펴내는 주간지 ‘주간 포스트’는 최근 ‘혐한嫌韓)특집’ 기사에서 한국과의 단교를 의미하는 ‘단한(斷韓)’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혐한 보다는 단한”을 주장했다. 또 “보복 조치로 삼성의 스마트폰과 LG의 TV도 못 만들게 해야 한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는 한국인이라는 병”이라는 등 일본인들 사이에 혐한 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을 실었다.

쇼가쿠칸 측은 혐한 특집에 대한 비판이 일자 “배려가 부족했다”며 사과했으나 해당 잡지를 계속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도쿄 시부야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일부 언론이 조장하는 혐한 정서에 반대하며 한국과의 공존을 외쳤다. 그들은 ‘한국과 함께 살자’ ‘차별이나 증오보다 우호를’, ‘공존’이라고 쓰인 플래카드 등을 내걸고 한·일 우호관계를 위해 나섰다.

이날 오사카(大阪) 난바역 앞에서도 오후 6시부터 약 200명의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한·일 갈등을 심화시키는 혐한 움직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참가자들은 “차별은 마음에 상처가 된다”, “혐한을 부추기는 것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정치적 갈등이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다”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폭력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일한 연대 액션’을 주최한 제안자 중 한 명인 대학원생 모토야마 진시로(元山仁士郞) 씨는 집회를 추진한 이유에 대해 “‘한국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치적 갈등 때문에 한국에 대한 차별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쿄의 고교 3년생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오늘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여기에 참가했다”면서 “소학교(초등학교), 중학교 교과서에서, 역사 수업시간에 간단하게 아시아 역사를 배울 때는 한국·조선에 대한 침략행위에 대해 사실은 일본이 옳은 것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식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배우는 가운데 일본이 정말로 전전(戰前), 전후(戰後)에도 조선·한국에 대해서, 아시아에 대해서 (일본이) 정말 심한 짓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일본인으로서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제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물으면 한국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도 역사문제가 나오면 그런 것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있는데 거기(역사문제)서 계속 도망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인으로서 역사문제라든지 한국 문제라든지 진지하게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하면서 일본인들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혐한 분위기 속에서 불안을 느낀다는 재일동포의 발언도 나왔다. 본인이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라고 밝힌 한 여성은 “언제 습격당할지 모르는 불안함이 있다”며 “나는 죽어도 괜찮지만 나보다 어린 세대와 앞으로 태어날 어린이들이 이 나라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혐한 분위기 확산을 중지할 것을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같이 살아간다”, “한일 우호”, “일한 연대”, “우리는 이미 함께 살고 있다”, “연대”, “공존”, “친구로 있어줘서 고마워” 등 한글과 일본어 구호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개별 발언에 나서 혐한 감정 조장의 중단과 한·일 우호관계를 촉구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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