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 100년 역사상 첫 파업 “임금 인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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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편 이상 항공편 취소·30만명 여행객 피해 받을 전망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10 14:45:42

▲ 영국항공(British Airways) 조종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9일(현지시간)부터 48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한다. 사진은 2017년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대기 중인 영국 항공 여객기의 모습 [사진=뉴시스]

영국항공(British Airways) 소속 조종사 약 4300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영국항공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48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가면서 거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로이터 통신,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항공 조종사협회(BALPA)는 지난 8월 회사 측에 9월9~10일에 파업을 실시하고 9월27일에도 파업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파업은 BALPA가 회사와 임금 문제를 놓고 논쟁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이들은 회사 측이 제안한 3년간 11.5%의 급여 인상 및 1% 보너스 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선택했다. BALPA에는 영국항공 조종사의 약 90%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항공은 “BALPA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9일과 10일 항공편이 100% 취소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탑승이 예정됐던 승객들에 결항을 알리는 동시에 대체 노선을 제공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BALPA는 회사 재무상황이 좋은 만큼 수익의 더 많은 몫이 배분돼야 하며 자신들은 내년 1월까지 파업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영국항공의 기장들은 연평균 16만7000파운드(약 2억4572만원)의 기본급을 받고 있다. 부조종사는 7만 파운드(약 1억300만원)를 받는다.

BALPA는 회사 경영이 어려웠던 시기에 이미 임금을 깎았으니 이제 합리적인 임금과 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회사가 긴축 재정을 펼치는 동안 조종사들은 낮은 임금 인상을 받아들였고 사측은 이를 통해 회생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항공은 지난해 19억5000만 파운드(2조8525억원)의 영업이익(세전)을 거뒀으며 모회사인 IAG는 지난해 9% 수익이 증가했다”며 “이제는 이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항공 경영진은 “영국항공 조종사들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며 “우리가 제안한 인상률은 공정하고 넉넉하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조종사 430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파업으로 8000만 파운드(약 117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라며 “파업 참가는 ‘중대한 계약 위반’이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항공은 지난해 약 20억 파운드(약 3조원)의 수익을 냈다.

영국항공은 매일 8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하며 최대 14만5000여명을 실어나른다. 1924년 설립 이래 영국항공에서 최대 규모 파업이 벌어지면서 약 15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30만명에 가까운 여행객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파업으로 항공편을 취소하는 고객들까지 합하면 파업으로 인한 피해 승객 수는 하루 14만5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파업이 예고되면서 전날 영국 히스로공항과 개트윅공항에 계류 공간 부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항공편 50편이 취소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번 파업으로 8천만 파운드(1170억 원)어치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항공은 “노조 측과 전제 조건 없이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