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노조 소속 약 5만명, 12년 만에 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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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료보험·수익 배분 등 새로운 협약 체결 실패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16 17:06:03

▲ 미국 뉴욕의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매장에서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노조가 15일(현지시간)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내 GM 공장에 근무하는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 노동자 4만8000명은 이날 밤 11시59분을 기점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GM 노조의 파업은 2007년 이틀간의 파업 후 12년 만이다. UAW는 4년 전 GM 사측과 체결된 협약이 만료됐으나, 새 협약에 끝내 합의하지 못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테리 디테스 UAW 부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우리로서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GM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 노동자를 제쳐두고 기록적인 수익만 중시한다”고 비난했다.

UAW는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와는 노동계약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합의했으나 GM과는 수개월간 협상에도 불구하고 임금·의료보험·고용안정·수익 배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새로운 협약 체결에 실패했다.

이뿐만 아니라 GM이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의 대형 조립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4개 공장을 폐쇄하고 전기차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UAW가 불만을 드러내면서 협상이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2020년 초까지 두 지역의 공장을 폐쇄할 계획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기까지 최소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이 기간 동안 일자리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GM의 공장 폐쇄가 2009년 GM이 파산위기에 처해 정부의 금융구제를 받았을 당시, 노동자들이 대대적 구조조정과 급여 삭감에 동의하면서 희생을 감수한 데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GM 측은 공장 폐쇄는 시장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며 UAW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혜택은 미 남부 공장 비노조 노동자들보다 훨씬 많다고 반박하고 있다.

GM 노조가 2007년 파업 이후 약 12년 만에 파업을 선언하면서 미 앤아버 자동자연구소의 크리스틴 지젝 산업노동경제학 부소장은 “양측 간 매우 다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선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GM의 미국 생산이 중단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의 GM 차량 생산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팀 라이언 하원의원 등 일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노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GM에 보내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탐욕을 멈추고 UAW와 앉아 노동자들을 존중하고 정당하고 품위 있게 대우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파업 기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GM의 손실은 최소 수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라며 “2007년 단 이틀의 파업으로 하루 3억 달러(약 3550억8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1998년 미시간주 플린트 공장에서 54일간 파업했을 당시, GM은 20억 달러(약 2조3672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