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부패한 한국 재벌보다 강남좌파가 더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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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 집권 후 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 더 나빠졌다”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18 00:03:08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정부 관료에게 뇌물을 주는 부패한 억만장자 보다 “강남 좌파”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현 한국 정부의 사회주의 경향이 증시에 미친 영향을 다룬 자사 칼럼니스트 슐리 렌의 비판글을 실었다. 슐리 렌은 블룸버그의 아시아 시장 담당 칼럼니스트다.

렌은 “부패한 억만장자보다 더 나쁜 것은? 사회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 정부의 사회주의 경향이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특유의 가족 경영체제로 운영되는 대기업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 오던 주식 투자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좌파적 태도가 새로운 걱정거리를 더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렌은 한국에서 ‘강남 좌파’란 “최저임금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사회주의 정책을 옹호하는 한국의 부유한 엘리트”를 칭하는 표현이라면서, 최근 이들이 곤경에 처하게 됐다며 조국 사태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부패 혐의”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렌은 이어 이전 정부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던 것이 재벌이 연루된 뇌물 스캔들이라는 점과 그 후 문 정권이 집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렌은 문 대통령이 집권 후 대선공약이었던 ‘재벌 개혁’을 추진해 삼성·현대 등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졌으며 그 과정에서 코스피 지수의 ‘배당성향(payout ratio)’은 2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현금 배당의 총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기업이 부실한 경우 재무구조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렌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가 이번 정부 들어서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벌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악명 높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코스피 가치는 10년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주가 하락의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을 원인으로 돌릴 수 없다면서 그 이유로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조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 자신이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원인이라고 렌은 지적한다. 문 대통령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인기를 얻고 있으나 기업체들은 문 정부 정책에 대한 회의감을 깊이 절감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기업들에게 회의감을 안겨주는 요인으로는 문 정부가 추진해온 최저임금 정책이 포함된다면서 렌은 “지난 2년 사이 두 자리 숫자로 치솟은 최저임금은 더 많은 임금을 주고 직원을 써야하는 중소기업에 부담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한국을 둘러싼 최근의 외교적 갈등 상황도 투자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렌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문 대통령이 한·일 갈등을 잘못 처리했으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미국과 소원해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술적 우위 다툼을 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편도 아닌 중립을 지킴으로써 한국은 더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중국이 한국 최대 수출국으로서 미국의 중국 제재가 특히 반도체가 중국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에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결국 주식 시장은 자본주의와 기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전제로, 렌은 혼탁한 정치적 유대와 복잡한 ‘크로스홀딩(주식의 상호소유)’에 얽혀있는 재벌은 투자가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거기에 “사회주의 정부는 시장의 생기를 더 빼앗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