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트는 원전 수출전략, 수주대신 운영·정비·해체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경제정책

원전 전(全)주기 지원안 마련…중소기업 원전 관련 부품·서비스 수출 지원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19 13:15:42

▲ 정부가 원전 해외 수출을 운영, 정비, 해체 등 전(全)주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월성원자력본부 ⓒ스카이데일리

국내 원전수출전략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대형원전 건설 수주 위주로 이뤄졌던 원자력발전소(이하·원전) 해외 수출을 운영, 정비, 해체 등 전(全)주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원전 전주기 수출활성화 방안’을 19일 발표했다. 신규 원전 건설을 수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운영, 정비, 해체 등을 해주는 전(全)주기 사업을 수출한다는 게 골자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사업 주체를 바꾼다는 내용도 담겼다.

성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 원전산업은 바라카 건설 및 정비계약 체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획득 등 국내외가 인정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만 중소·중견기업의 독자적 수출역량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 부족, 다양한 서비스시장 진출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원전 선진국들이 자국 내 신규건설 수요의 감소 속에서도 서비스시장 진출, 시장 다양화 전략 등으로 지속 성장해온 것과 같이 우리 원전수출산업도 원전 전주기,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원전시장은 향후 20여년간 약 100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신규 원전시장과 그와 대등한 규모의 운영·정비 및 후행주기(해체 등) 분야로 구성된 전주기 시장으로 분석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원전은 448기다. 운영 및 해체 등은 북미, 서유럽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동안 한국 원전업계는 주로 상용원전 건설에만 치우쳐 있었다. 건설 이후 핵연료 공급, 원전운영 및 정비, 부품 교환 등 기자재 공급 등의 분야는 바라카원전을 제외하고 연간 약 1억달러(약 1200억원) 미만 수출에 그칠 정도로 진출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바라카 원전 사업을 통해 건설, 운영, 정비 면에서 경험과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원전 해체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해체의 경우 아직까진 상용화 경험이 없어 관련 기술을 다져가는 단계다.

현재 신규 대형원전 시장(158기) 가운데 사업자 미정인 곳은 영국 7기, 폴란드 6기, 사우디아라비아·체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방글라데시 각 2기 등 총 23기다.

정부는 해외 유수의 원전수출국들과 수출전략을 공조하며 기술협력, 공동사업 추진 등 다양한 제휴관계를 모색할 방침이다.

다만 협의회 참석자들 사이서 그간 대기업 수주사업에 의존해 온 중소·중견기업이 독자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설 수 있도록 마케팅, 수출금융(자금지원, 해외인증비용 등), 연구개발(해외기준에 맞춘 설계 변경 등) 등 실질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산업부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과 중견·중소기업들이 운영·정비 사업 등에 동반진출 하는 ‘원전 수출 확산 및 동반 진출 지원 전략’을 연내 발표하고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향후 각 기관들이 참여하는 실무그룹 협의를 통해 원전수출 패스트트랙을 신설해 금융권 심시기간을 최소화하는 등 구체적 수출금융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원전수출 지원체계도 원자력수출전략협의회를 중심으로 인증, 금융, 수주정보·법률 등 산하 분야별 실무그룹을 상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논의된 각종 의견·제안을 반영해 각국별 맞춤형 원전 수주·협력 전략을 시행하고 해외마케팅 지원 방안도 즉시 마련하기로 했다”며 “올해 안에 원전 전주기 수출을 위한 관련기관의 실무 지원체계를 완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