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재산 419억원, ‘탈세의심’ 부자 219명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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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자금 유출, 부당 내부거래, 변칙 상속·증여 등 세금 탈루 혐의 포착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19 14:57:47

▲ 국세청이 탈세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 미성년 갑부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 ⓒ스카이데일리

국세청이 탈세 혐의를 받는 고액 자산가와 미성년자, 무직 갑부 등 219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국세청은 19일 기업 사주일가를 포함해 고액 자산가 중에서 악의적이고 교묘한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드러난 219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보유 재산은 총 9조2000억원으로 1인당 평균 419억원에 달한다. 1000억원 이상 보유자도 32명으로 확인된다.

국세청은 기업 자금 유출, 부당 내부 거래, 변칙 상속·증여 등 혐의를 받는 ‘고액 자산가·부동산 재벌’ 72명과 주식·부동산·예금 등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미성년·연소자 부자 147명을 조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조사 대상 미성년·연소자 부자의 직업은 사업자 및 근로소득자 118명, 무직 16명, 학생·미취학 13명 등으로 조사됐다.

미성년·연소자 부자는 1인당 평균 44억원, 가족 재산 포함 평균 11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가족 재산 포함 금액 기준으로 이들의 자산 구성은 주식 74억원, 부동산 30억원, 예금 등 기타 7억원 등이다.

이들의 재산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 중 고액 자산가·부동산 재벌 72명의 재산은 지난 2012년 3조7000억원에서 2018년 7조500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미성년·연소자 부자 147명의 재산도 8000억원(가족 재산 포함)에서 1조6000억원으로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자 선정을 위해 차세대 국세행정 시스템(NTIS) 분석 도구를 활용해 특수관계자 간 내부 거래 및 자본 거래, 위장 계열사 등을 이용한 통행세 거래, 차명 주식 등을 검증했다. 납세자 신고 및 재산·소득자료와 외환 거래 자료, 국가 간 정보 교환 자료, 언론 보도 등도 참고했다.

국세청은 이들 중 일부는 해외 현지법인 투자나 차명회사 거래 등을 통해 회사 자산을 교묘히 빼돌리거나 미술품, 골드바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기업자금을 유출하며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쳤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사주일가가 자신이 소유한 법인에 부를 이전하기 위해 끼워넣기 거래를 하는 이른바 ‘통행세’를 걷거나 부당 내부거래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 유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비자금으로 미성년자 등 자녀의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을 취득하는 데 쓰며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 “세법 질서에 반하는 고의적·악의적 탈루 행위는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중히 처리하겠다”며 “특히 세무 대리인 등 조력자가 탈세 수법 설계에 관여하는 등 포탈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징계하고 조사 대상자와 함께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 시 부모 등 친·인척의 증여자금 조성 경위 및 소득세 탈루 여부 등도 면밀히 추적해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