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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는 제임스 다이슨, 그의 나이는 72세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 특정 가전제품 시장에서 타 브랜드의 근접을 허용하지 않는 ‘모터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2021년 다이슨 전기차 출시를 위해 직원들과 팔을 걷어 부치고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1974년 정원용 수레인 ‘볼배로(Ballbarrow)’를 선보인 이후 무려 45년 동안 집념을 꺾지 않고 있다.
고정 관념을 깨고, 불편함에서 혁신을 찾으라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혁신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다.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한 때 투자자와 동업자로부터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지만 재기에 성공하는 불세출의 인물이다. 제품을 파는 것이 기술을 판다는 일념으로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왜 우리가 제임스 다이슨에 주목하는 것인가? 70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전을 하는 정신력이다. 그리고 특유의 틀을 깨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독특한 역발상이 돋보인다.
최근 세계적으로 ‘액티브 시니어’가 새삼 화제다. 놀 줄 알고, 돈 잘 쓰고, 거기에 더해 일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시니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본격적인 100세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60대 초에 은퇴하는 이들에게 죽음은 아직 너무 먼 이야기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가 초점을 맞춘다.
기존의 시니어들이 수동적·보수적·동질적인데 비해 액티브 시니어들은 적극적·다양성·미래지향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제도 의존적이지 않고 독립적이며, 인생의 황혼기로 생각하기보다 제2의 인생의 시작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퇴직 후의 활동도 과거와 같이 은둔 형이 아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재취업을 했거나 준비 중인 은퇴자가 76%를 넘어서고 있으며, 완전 은퇴한 부류는 13%에 불과하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창업을 했거나 준비 중인 퇴직자들도 무려 10%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를 시작으로 더 이상 노인이라고 이들을 폄하하는 잣대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인구의 약 15%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만만치 않다 아직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을 즐길 줄 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이들을 뒷방 늙은이 취급하거나 손자·손녀나 봐주는 저급 노동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짙다.
물론 이들에게도 격차는 존재한다. 여유가 없는 부류들은 여전히 직업 전선에서 맹렬하게 뛰고 있기도 하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 동향을 보더라도 고용율의 경우 60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에 창년 혹은 40 혹은 50대는 취업률이 들쑥날쑥하다. 허드렛일도 많아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에 허수가 많다고 하지만 그만큼 은퇴자들의 일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한국 경제나 사회를 지탱해 나가는 데 있어서 시니어의 역할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생산이나 소비에 걸쳐 국가 GDP 창출에 적극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봐야 타당하다.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고, 심지어 창업을 통한 고용 창출에까지 일익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글로벌 추세다.
생산과 소비는 물론이고 시니어 창업까지 이들의 기여도는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액티브 시니어들이 보여주는 삶의 내용은 매우 선명하다. 남자나 여자나 별 구분이 없기도 하다. 개성과 취미를 살린 활동의 영역이 화려하고, 자신들이 경험이나 지식 혹은 인생을 책으로 내는 적극적인 모습도 낯설지 않을 정도다. 은퇴 전보다 훨씬 더 바쁜 시간들로 일상을 설계하고 있기도 하다.
더 이상 이들을 무시하거나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한 화제의 영화 ‘인턴’과 같이 액티브 시니어를 모시는 기업 수도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많은 급여를 주지 않고서도 이용 가치가 높다는 것이 원인이다. ‘김영란법’으로 된서리를 맞은 골프장들도 평일 이용객의 대부분이 활동적인 시니어들로 구세주 대우를 받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은퇴한 시니어들을 고객으로 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해 귀농·귀촌 인구의 35%가 50·60대라고 한다. 고령화로 시들어가는 농촌을 살리는 유망주로 건강한 시니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토록 싫어하는 일본이지만 우리의 세태가 일본을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일본 경제 재건의 근간이 되는 아베노믹스의 핵심 캐치프레이즈도 ‘1억 명이 활약하는 사회’다. 일손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은퇴한 인구를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유입한다는 의미이다. 노인에 대한 기준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려고 한다. 소비뿐만 아니고 생산 측면에서도 이들의 기여가 절대적인 요소로 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상당수 선진국들이 은퇴한 액티브 시니어들이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이슈다. 청년 창업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노인대국 일본의 100세 이상 인구가 7만 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인구도 27%에 달할 정도로 세계 1위다. 현재의 고령화 속도로 볼 때 멀지 않은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다. 점점 더 늙어가는 경제를 넋 놓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젊은 경제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골몰해야 한다. 마침내 정부도 정년 연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차제에 정년이라는 것을 아예 없애는 시기가 의외로 빨리 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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