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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글이 넘칩니다. 그렇다면 그 책들은 무슨 얘기를 하나요? 1차는 어떻고 2차는 어떻고 자율주행차는 어떻고 우주여행, 합성생물학, 바이오 기술 심지어 투명 망토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러나 나중에 남는 것은 없습니다. 와닿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번에는 접근을 달리 해볼까 합니다. 산업혁명, 그래서 누가 돈을 벌었나 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현재만을 본다면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본다면 하나의 선이 그어지고 그 선의 연장선에 미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 미래를 보는 겁니다.
1차 산업혁명은 방직기 방적기 혁명입니다. 그러면 왜 방직기 방적기 혁명이었을까요? 동양은 잘 모를 겁니다. 왜냐하면 목화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겨울에 솜옷을 해서 입었습니다. 훨씬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얼어죽는 사람이 많지 않았죠.
그러나 서양은 목화가 없었기 때문에 면방직 옷을 입을 수 없었고 모직 밖에 없었습니다. 모직은 양털로 만드는 것인데 평민이 입기에는 고가였습니다. 그래서 여름 옷을 입고 겨울에 얼어죽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방직기, 방적기 혁명인 겁니다. 옷감을 대량으로 만들었으므로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아지게 됩니다. 이 혁명은 영국에서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남는 옷감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로 가서 팔렸습니다. 옷감이 좋은데다 싸기까지 했으니 인도의 수공업을 초토화 시켰죠.
그렇다면 방직기, 방적기 만드는 업자가 돈을 벌었을까요? 이들도 돈을 벌기는 했지만 사실은 이런 기계들은 엄청나게 많은 기업들이 생기고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합니다. 대신에 방직업을 지켜보던 농장주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방직기 방적기가 혼자 돌아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으로 돌아가나요? 양털로 돌아가죠. 그래서 소작농에게 주었던 농토에서 그들을 쫒아내고 울타리를 치고 양을 길렀습니다. 이것이 엔클로져 운동입니다. 양목장을 한거죠. 이들이 하는 양목장에서 양털을 방직업을 하는 업자들에게 독점적으로 공급하여 큰 돈을 벌었습니다. 기계보다는 원료가 돈을 벌었던 겁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 혁명입니다. 전기가 발명되고 거대한 기계로 엄청나게 많은 기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노동을 대신했죠. 그래서 이때 모든 인간의 육체노동이 기계로 대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택시 운전사를 육체노동자라고 하는데 정신노동자가 맞습니다. 그들이 육체노동자면 비행기를 운전하는 기장도 육체노동자입니다. 수송의 노동은 주로 낙타나 사람이 지게, 수레, 인력거 등을 끄는 것이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수송 뿐 아니라 포클레인이 삽, 곡괭이를 대신했고 전기톱이 톱을 대신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은 학원이나 교육을 통해서 기계의 조작을 배우고 산업현장으로 나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기업인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은 돈을 벌었을까요? 당연히 돈을 벌었지만 그들보다 돈을 더 번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 모든 기계가 같은 에너지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안 사람입니다.
그는 바로 록펠러입니다. 인간의 노동에서 기계의 노동으로 바뀌면서 에너지원이 식량에서 석유로 간다는 사실을 파악한 통찰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2차 산업혁명 때 누가 돈을 벌었을까요? 기계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이었을까요? 아니면 독점적으로 석유를 공급하던 록펠러였을까요? 당연히 석유를 공급하던 록펠러가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즉 기계보다 에너지가 돈을 더 많이 번거죠.
3차 산업혁명은 PC·인터넷 혁명입니다. 사람들이 이 3차 산업혁명에 대해 잘 모르는데 왜 PC와 인터넷이 혁명적인 일일까요? 예를 들어 쇼핑을 한다고 칩시다. 아침에 조간신문에 끼어 있는 대형마트 전단지에서 오늘 삼겹살을 세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차를 운전해서 대형마트 주차장에 주차하고 카트를 밀고 대형마트로 들어가 정육코너에 가서 삼겹살을 사오지 않나요?
그런데 PC·인터넷이 생기면서 우리는 방 안에서 또는 모바일로 쇼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내가 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물건이 배달되죠. 그러니 차를 타고 운전을 해서 마트 가서 물건을 담고 오는 시간과 연료, 정력을 써서 쇼핑을 하던 시기에서 이 모든 시간과 돈을 아끼는 시대가 된 겁니다. 이것은 산업 전반에 전방위적으로 퍼져 나가서 화상회의를 통해 미국에 직접 가지 않고도 외국의 바이어와 제품의 AS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게 됐죠.
그러자 생산공장이 세계 어디에 있어도 모두 실시간으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됩니다.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에서는 공장에서 몇 십년간 일한 베테랑 장인이 체코 공장에 고장난 기계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려 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물가를 낮추고 고속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거죠. 그래서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이 일어났던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누가 돈을 벌었나요? 화상회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컴퓨터 회사가 돈을 벌었나요? 아닙니다. 컴퓨터 회사가 처음에는 주목 받았지만 너무 많이 생겨났고 저가 출혈경쟁에 내몰려 결국 망했습니다. 컴퓨터 조립 기업이 아닌 독점적으로 컴퓨터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돈을 벌었습니다. 컴퓨터의 OS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엔비디아, CPU를 만드는 인텔, 메모리를 만드는 삼성전자 등등이죠. 즉 돈을 번 기업은 겉으로 보이는 기업이 아닌 독점적이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소재기업이 돈을 법니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옵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의 시대입니다. 모든 사물이 전자화, 통신기술로 이어지게 되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친환경 에너지, 드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타 등등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돈을 벌까요? 아닙니다. 역시 그들은 지금까지의 역사에서처럼 저가 출혈경쟁으로 내몰릴 겁니다. 앞으로도 역시 독점적이고 반드시 있어야 할 소재 기업들이 돈을 벌 겁니다.
알리바바 회장 마윈은 “이제 20년간 지속돼온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 기술) 시대가 저물고 앞으로 30년간 DT(Data Technology·데이터 기술) 혁명에 기반을 둔새로운 인터넷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T가 사물인터넷이 되기 위한 바탕을 깔아 줬다면 이 사물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데이터가 생길 것이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가공해서 고객의 니즈(욕망)를 알아내는 기업이 성공할 겁니다. 그것을 생태계 기업이라 하죠. 구글은 유튜브, 안드로이드라는 생태계를 만들었고 애플은 iOS, 아마존은 쇼핑을, 넷플릭스는 영상을, 페이스북은 SNS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태계를 꾸리는 것은 거대한 클라우드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클라우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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