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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경제인이 만났다. 이들은 입 모아 한일 양국의 관계복원과 교류협력을 외쳤다. 한일정상회담이 또 다시 불발되는 등 서로 등을 돌린 양국 정치인들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돼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전날 한일경제인회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엔 양국 재계 인사 300명이 참석해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의 뜻을 전하고 경제 뿐 아니라 정치·외교 전반의 관계복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개최된 한일 간에 개최되는 대표적인 민관합동회의다. 원래 5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됐다.
최근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급변하는 세계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새로운 50년의 한일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측 단장으로 나선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은 “한일 양국은 숙명적 이웃으로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세계시장에서 선의로 경쟁하면서 최대한의 협력을 통하여 공존공영해야만 한다”며 “저출산 고령화, 구인난과 취업난 등 공통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기에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단장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경제와 정치·외교가 자동차의 두 바퀴라는 것, 그리고 양국 간에 정치·외교 관계의 복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혜적인 경제관계의 유지·발전방안으로 △한일 양국의 제3국 협업 △인재·문화교류 △차세대 네트워크·지역교류 활성화 △올림픽 성공 협력 등을 제언했다.
축사에 나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주한일본대사도 “지난해 한반도 출신 노동자와 관련된 대법원판결로 발생한 문제는 한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에서 일어나는 불매 운동은 일본 경제활동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의가 양국 협력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축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체제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서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손잡고 협력해 가야 할 이웃이다”며 “한일관계가 전반적으로 어렵더라도 양국 교류·협력은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최근 한일 경제 관계는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양국 간 경제적 교류와 협력이 제한되고 공급망이 흔들리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간 적극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양국이 직면한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 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 번영과 안정이 확보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아 “한일 무역분쟁은 양국 기업의 오랜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국제공급망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하는 것으로 국제분업 선순환 구조가 왜곡되고 양국 기업 모두에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며 “양국 정부는 협력을 통해 동반 하락이 아닌 동반 성장의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경제인회의는 25일 △한일관계의 새로운 도약 △한일 공통과제의 실현 등 2가지 주제로 각각의 세션을 진행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회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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