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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온라인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불황속에서도 유일하게 편의점업계가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편의성을 강조한 소포장·간편식품, 초저가 마케팅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로 고객을 공략한 것도 한몫을 했다.
신세계그룹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는 올해 2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32.3% 성장한 3384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신장한 6207억 원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2% 늘어난 610억 원, 매출액은 2.6% 증가한 1조516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GS25 편의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1% 증가한 868억 원을 기록했다.
편의점이 불황인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유통업계의 최저가 전략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편의점 3사(이마트24, CU, GS25) 매장을 방문해 이들 편의점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현장 상황을 살펴봤다. 편의점 내부 매장 진열대에는 가격을 고려한 저가 상품과 ‘1+1’, ‘2+1’, ‘3+1’ 등의 라벨을 써 붙인 행사상품이 눈에 자주 띄었다. 무엇보다도 관심을 끈 것은 편의점업계가 각자의 접점에서 가성비‧가심비를 고려한 사업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식품은 삼각김밥 700원…민생브랜드 라면 390원까지
이마트24 매장 내부엔 신선식품부터 즉석식품, 유제품, 소모품 등 다양한 물품이 배치돼 있었다.
신선식품(FF) 상품인 삼각김밥은 700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며 젊은 층이 많이 구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마트24 점주 김 모 씨는 “요즘 경기가 어렵고 힘드니깐 초저가 상품이 자주 출시된다”며 “신선식품인 삼각김밥은 가격이 1000원이 기본인데 700원대까지 내려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김 씨는 “신선식품이라는 점에서 하루밖에 판매를 못 하지만 물량이 나갈 것을 예상해서 발주하고, 남은 것은 하루 내에 못 팔면 폐기되는 식이다”며 “이익금은 좋지만 하루만 판매되는 제품이라 폐기처분 시에 본사에서 원가의 20%밖에 보조를 안 해줘서 손해를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선식품 중엔 우유 같은 유제품도 잘 나간다”며 “요즘엔 도시락 대신 샌드위치, 햄버거 같은 간편식품도 손님들이 많이 사간다”고 전했다.
김 씨는 △담배 △밥류 △음료 △즉석식품 △간편식품 △가공식품 △유제품 △아이스크림 △주류 △소모품 순으로 매출이 높다고 밝혔다.
1인 가구 시대가 오면서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마트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하지 않고 소포장 된 간편식품을 자주 찾는 추세다. 간편식품은 저렴하고 간단히 먹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수요가 많다.
김 씨는 “이마트24의 자체브랜드(PB‧PL)인 아이미(I’me) 브랜드도 저렴한 가격대로 반응이 좋지만, 더욱 초저가로 나온 자체브랜드 ‘민생시리즈’ 상품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이마트24는 업계 최저가를 목표로 차별화된 PB(Private Brand) 상품을 내세우고 있었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24의 자체브랜드 강화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기존 이마트24에 공급되던 이마트 PB 브랜드 ‘노브랜드’ 제품이 이탈한 자리를 메꾸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노브랜드’는 대형마트용 자체 대용량 상품이 주를 이뤄 주 고객층인 편의점업태와 맞지 않는 이유로 이마트24에서 나와 PB 전문매장으로 독립했다.
우선 이마트24는 편의점업태에 맞춘 통합 PL(Private Label) 아이미를 출시했다. 아이미는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통합 자체브랜드로 과자‧음료 등 식품 분야와 생활잡화 등 비식품 분야 상품까지 포괄한다.
또 이마트24는 특화된 초저가 고품질 브랜드 민생시리즈를 선보였다. 민생시리즈는 ‘민생라면’(390원), 도시락김(200원), 황사마스크(470원) 등의 제품을 출시해 일반 편의점 상품대비 20~5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 영업관리자(SV)인 한상철(가명)씨는 “신세계 측에서 편의점 전용 최저가 상품을 만들기 전에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괜찮다싶으면 최저가 상품을 만들어낸다”며 “이 과정을 통해 이마트24만의 특화된 저가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씨는 “이마트 24에 노브랜드 제품이 많이 유통됐지만, PB상품인 노브랜드가 잘나가자 신세계 측에서 노브랜드만 특화된 매장을 따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마트24도 노브랜드와 비슷한 용량과 질을 고려한 초저가 화장지, 식품 등을 만들어 내며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민생식품의 ‘민생’처럼 국민의 생활에 필요한 저렴한 초저가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생라면(봉지면) 하나당 390원까지 내려가며 큰 인기를 얻었으며 민생 브랜드를 통해 어려운 세대에서도 많이 사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홍보전략이다”고 전했다.
가성비 공략한 가정식 대체 식품 주력…금융권 연계 할인 행사까지
BC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역시 가성비를 고려한 차별화된 PB상품을 론칭했다. CU는 가정간편식(HMR)을 겨냥한 ‘핵이득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하며 가성비까지 고려한 가정식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핵이득 간편식 시리즈는 스팸김치 덮밥, 원조 김밥, 소고기 고추장 삼각김밥, 매콤제육 덮밥, 숯불갈비맛 삼각김밥 등 총 5종이며 가격은 기존 상품의 60% 수준이다.
김준휘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는 “외식비가 오르면서 주머니 걱정을 하는 1020 세대를 위해가성비를 높인 간편식을 선보였다”며 “구성과 품질 맛까지 모두 잡아 고객의 외식 부담을 덜었다”고 전했다.
CU는 매월 플러스 행사를 통해 ‘1+1’, ‘2+1’, ‘3+1’ 등의 증정행사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제공해 가심비를 공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CU는 또한 카드사와 연계된 할인을 통한 금융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CU의 ‘아침애(愛)’ 행사는 신한카드인 ‘아침애카드’로 행사상품을 구매 시 20%의 할인 혜택에 추가로 음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침애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와 현금으로 행사 상품을 구매하면 음료 할인 혜택만 적용된다.
편의점 점주 권오석(가명)씨는 “CU는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자주 진행한다”며 “매주 수요일 CU ‘득템데이’를 통해 오전 11시와 오후 5시에 자사 애플리케이션 ‘포켓씨유’에 접속하는 3만명에게 일부 상품을 50%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선착순으로 증정해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권 씨는 “이러한 시간, 날짜, 요일에 주력한 프로모션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많이 하는데 덕분에 고객층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생활 편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반값 택배’로 저가 서비스 제공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체인 GS25는 매해 늘어나는 1인가구를 공략해 ‘맞춤형 생활 편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GS25는 전국에 1만 30000개 점포가 있는 GS25의 물류망을 이용한 택배서비스인 ‘반값택배’ 를 론칭했다. 반값택배 서비스는 365일 24시간 운영돼 기존 택배보다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반값택배는 1㎏ 이하 수화물은 2000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기존 택배전문업체의 ‘C2C(소비자 간 거래)’ 가격이 평균 3500~5000원인 것과 비교해 반값에 불과하다. 단 배송거리는 편의점에서 편의점까지의 거리로 측정된다.
GS25 주고객층인 권예림 씨는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빌라에 혼자 거주하다보니 회사에서 근무할 때는 택배를 받아 줄 곳이 없었다”며 “반값택배를 통해 가까운 편의점에서 택배를 받아갈 수 있으니 편리하다”고 전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이 1인가구 세대를 공략한 생활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해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다”라며 “차별화된 저렴한 가격 전략으로 많은 고객층이 이용한다”고 귀띔했다.
[이지영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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