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도 관세폭탄…항공기10%·농산물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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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어 무역전쟁 확대…EU “맞대응 하겠다”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06 16:26:4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섬터 카운티의 빌리지스에서 열린 의료 관련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에 따라 EU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을 내리자 유럽연합(EU)은 이에 대해 맞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보도에 따르면 WTO는 EU가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에 보조금 지급을 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연간 75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승인했다.

앞서 미국과 EU는 에어버스 보조금을 둘러싸고 15년간 WTO에서 공방을 벌여왔다. 미국은 부당한 에어버스 보조금 때문에 보잉 등 미국 항공기 제작사와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었고 이는 WTO 협정에 위배된다며 2004년 WTO에 EU를 제소했다. 이에 WTO는 이날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 달러(약 21조5370억 원)의 부당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판정하면서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미국이 연간 75억 달러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는 18일부터 EU 항공기에 10%, 일부 농산물과 공산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25% 관세가 적용되는 제품은 위스키, 커피, 치즈, 올리브 오일, 냉동육, 기계류 등이다. 다만 항공기 부품은 제외된다. 구체적인 관세 부과 품목은 늦어도 3일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의 이번 관세 부과 규모는 WTO가 승인한 75억 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은 “WTO는 최고 100% 관세 부과를 허용했지만, 관세율을 항공기에 대해선 10%, 농산물과 다른 품목에 대해선 25%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나라가 오랫동안 미국을 뜯어먹고 있었다”면서 “이는 미국을 위한 큰 승리다. 어떤 대통령도 이런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WTO의 결정을 환영했다.

에어버스는 성명을 내고 “에어버스가 미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면서 앨라배마주 모빌의 에어버스 공장을 비롯해 미국의 부품 공급망이 40개주에 걸쳐 27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등에 손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독일산업연맹 측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의 많은 산업이 모두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페인의 식음료산업협회 측은 미국의 징벌적 관세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연합 측은 미국이 싱글 몰트 위스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고용과 투자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EU는 그동안 미국이 에어버스 보조금을 빌미로 EU 제품에 관세 부과를 집행한다면 맞대응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WTO가 승인한 대응조치를 이행하기로 한다면, 이는 EU가 똑같은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도 일간 빌트에 “유럽은 단호하면서도 신중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세계화가 이뤄진 시점에서 무역갈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 행정부가 프랑스와 EU가 내미는 손을 거절한다면 우리는 제재에 대한 대응조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도 미국 항공사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WTO에 제소한 상황이다. EU 역시 WTO로부터 보복 관세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나올 예정이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