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현대판 황제지배를 완성한 시진핑 주석이 최근 ‘누구도 중국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대국굴기라는 야심을 더 이상 감추지 않은 미국을 향한 도발적 포효다. 그는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로 국가성립(건국) 70주년을 맞는 날 사상 최대규모의 군사퍼레이드 무력시위를 하면서 이 같은 도전장을 보란듯이 내밀었다.
중국은 미국 본토와 미국령 지역을 지상·해상·잠수함 등에서 언제든 무차별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핵무기들을 공개하면서 군사적으로 미국과 소위 맞짱을 뜨겠다는 위세를 한껏 부렸다. 대량살상무기 둥펑(東風) 시리즈는 그 상징으로 위용을 드러냈다. 언뜻 보면 중국의 거침없는 시위가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은 큰 착각에 빠져 있다. 마오(毛澤東)의 나라로 불리는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은 마오쩌뚱이 1949년 10월 1일 세웠다. 이후 중공은 마오의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이라는 전무후무한 피바람을 거치며 독재권력의 기반을 닦았다. 무려 1억명 가까운 사람의 피를 머금은 모습이 오늘날 중국 공산당의 민낯이다.
중국은 지금 껍데기만 화려하다는 것을 스스로 모르고 있다. 경제력과 군사력만 강하면 대국이 될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다. 시 주석은 전 인류에게 위협을 주고 세계평화를 해치는 군국주의식 무기사열을 하면서 ‘세계평화를 굳건하게 수호해야 한다’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했다.
미·중 패권 균형 타며 실리 챙긴 김정은…순진무구 무장해제 북한 핵무력에 갇혀
중국은 누가 봐도 숱한 국민의 피를 무참히 먹은 독재정권임에도 평화라는 가면을 쓰겠다고 나섰으니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더 가관인 것은 100년도 넘은 막시즘 관을 들고 전 세계가 실패한 공산체제를 눈물겹게 부여잡으며 ‘시대의 선봉’을 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를 거부한 마르크스주의 집권당 구호를 이번에도 내걸어 시대의 역행 최선봉에 서기를 자처했으면서 자본주의 접붙이기를 확대하고 있기에 중국의 지금 경제력은 성공한 듯 보이지만 언제든 일거에 무너질 사상누각이다.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는 그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중이다.
시 주석이 외형만 화려한 대국을 지속하면 안으로부터 썪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생명력만 단축시킬 뿐이다. 일당독재로 인한 보이지 않는 전방위적인 부패 확산과 날이 갈수록 아슬아슬해지고 있는 금융 전반의 불안정, 그리고 눈덩이처럼 커지는 기업부채 확대 등은 중국 공산당의 암울한 먹구름들이다.
위태로운 중국은 그럼에도 적으로 간주하는 미국 때문에 허장성세가 가능한 아이러니가 있다. 중국의 힘은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에 대적할 능력이 안 되지만 미국의 대항마로 인식되면서 컸다. 적이 안 되는 적을 받아주는 미국 또한 그 발판으로 중국이 뻗어나가려 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역시 세력을 행사한다. 미·중은 엄밀히 상호 필요한 동반자적 적이다.
다만 공포의 균형과는 다른 패권의 균형을 이끄는 리더는 미국이란 점에서 보면 시진핑은 지금 오버 페이스를 하고 있다. 중국은 대국의 기초가 없고 감당하지 못할 대국을 과도하게 흉내 내고자 한다. 중국은 자신들부터 나락으로 떨어질 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자칫 중국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동반 나락으로 추락할 상황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북한이 있고 문재인 정부의 우리나라가 공포스럽게 걸쳐져 있다.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 큰 북한 핵문제만 해도 우리만 갖고 있지 않으면 평화가 구현될 것이라는 건 그야말로 환상이다. 북핵은 미-중 간 상호 이익이 구현되는 패권 경쟁 속에 존재해야 할 작은 적으로 규정된지 오래다. 이를 우리가 운전하겠다는 것은 순진하기 그지없다는 말이다.
평화운전 자처 북핵 3단계 완성 도왔다…국민 생명·재산 치명적 담보한 평화경제 환상
북핵 협상은 지리멸렬한 것이 아니라 패권의 먹잇감으로 존재감을 확인하는 과정의 지속성을 띠고 있다. 강국은 역사적으로 상호 큰 적 속에 작은 적을 갖고 있어야 할 운명적 스탠스를 버리지 못해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중국의 과도한 착각이 패권의 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몰아넣은데 이어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평화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을 향해 도발할 능력이 있다고 자랑한 건국 70주년 행사는 그런 점에서 시진핑의 실책이다. 장기독재 권력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내부용 무력시위일 수 있지만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자산 전개가 강화될 명분을 미국에게 적절히 주었다.
실제로 미국의 매파들은 또다시 트럼프의 북핵 대응이 실패했다고 비판하며 중국이 오버 페이스로 깨고 있는 패권의 균형을 위해 모종의 결심을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북폭에 명분이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가 북핵 대응 방식에서 입장을 바꾸거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휘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작금의 중국몽은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드는 신관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보환경에서 우리가 할 일은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반드시 확보하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의 군을 사실상 무력화시킨 무장해제 조치인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수순을 밟는 일이다. 북한은 이 합의서를 속된말로 견(犬)무시 해왔다. 북한은 남북합의서를 방패막이로 들고 게임체인저라고 하는 요격불가능 전략유도미사일 또는 신형방사포 시리즈를 비롯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3종셋트를 완성시켰다는 점이다.
우리가 평화와 종전을 외치는 사이 북한은 미·중간 패권의 균형을 절묘하게 타면서 한국을 일거에 초토화시킬 전략미사일과 핵무력을 거의 완성시켰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시진핑의 노골적인 패권경쟁이 본격화 되면 북한의 핵지위는 오히려 강화되고 미국의 전략적 인내라는 관리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한국이 계속 평화협정이나 종전협정의 길을 가면 우리만 돌이킬 수 없는 패권질서의 낙오자로 떨어지고 만다. 한국경제 또한 향후 북핵 파워에 휘둘려 엄청난 국익의 직간접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중국 착각 거드는 친중에 한반도 화약고 키워…4강국 대결명분 군비경쟁 속 발가벗은 한국
이런 와중에 제시되고 추진되는 평화경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치명적으로 담보하는 뜬구름이고 환상이다. 북한이 숱한 미사일도발로 남북군사합의를 무력화시켜 온 만큼 우리가 그것을 준수할 일이 없어졌다. 나아가 북한의 현 핵지위는 우리의 생존 최소조건으로 반드시 핵보유를 추진해야 할 상황을 만들었기에 9·19 합의는 더없이 존재 당위성을 잃었다.
빛의 속도로 군사력을 키우는 중국, 비대칭의 절정을 향해 가는 북한, 군사대국화와 평화헌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 첨단무기 재무장에 나선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군사적 움직임이 긴박하다. 이는 미국 매파들의 주장처럼 백악관이 전 세계 군사전략에서 상당기간을 큰 소리만 치는 호기만 부린 탓도 있다.
이 틈을 타고 시진핑의 대국몽은 한반도에서 패권의 균형을 밑동부터 흔들고 있다. 우리만 발가벗은 채 ‘평화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그래서 자만이고 오만이며 무책임한 태도다. 국가와 국민이 평화행인 것으로 알고 탄 열차가 알고 보니 지옥행 열차라는 것을 절치부심 인식하지 않으면 우리 역사상 가장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2
감동이에요0
화나요1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