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외로움에 고립된 탈북민들, 자살 선택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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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권 의원, 작년 자살률 15%로 치솟아…“실태파악·대책마련 시급”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09 10:38:48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탈북자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심재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탈북민 자살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탈북민 자살률은 약 15%로, 사망자 7명 중 1명이 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 가운데 1위를 기록한 우리나라 자살률 4%에 비해 3배가 높은 것이어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탈북민 연도별 자살률을 살펴보면 2015년에는 12.0%였던 자살률이 2016년에는 7.95%로 크게 하락했다가 2017년 8.79%로 높아졌고, 지난해는 15.47%로 치솟았다.

남북하나재단이 발표한 ‘2018 북한이탈주민 사회통합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살 충동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 29.8% △신체적·정신적 질환·장애 23.3% △외로움·고독 20.7%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탈북민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원인은 경제적 위기, 사회적 고립감, 북한에서 겪었던 인권침해 피해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연고가 없는 남한사회에서 적응과 동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절감, 소외감 등으로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자살로 연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탈북민은 어려운 상황에서 △배우자(35.8%) △자녀(12.6%) △친구(12.4%) △부모(12.1%) △자기 자신(10.3%) 순으로 의지하고 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평균 2명이 채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나재단 자료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수는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 1.7명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2.2명에 불과했다.

심 의원은 “탈북민들의 높은 자살률은 북한을 떠나 비교적 풍요로운 남한에 왔지만 우리나라 사회에 적응과 정착에 실패하는 탈북민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제적 수치다”고 지적했다.

탈북민들은 함께 북한을 떠나온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 유일한 인적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탈북 과정에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돼 상당수가 1인 가구로 지내거나 한 명의 가족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가 제출한 ‘남한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구원 수(본인 포함)’ 조사결과를 보면 2018년 기준 탈북민의 1인 가구 비율은 27.5%, 2인 가구는 29.2%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탈북민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면밀한 고려와 함께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통일부는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조부모 가정, 편부모 가정 등 탈북민 가구 구성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탈북민의 자살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심 의원의 설명이다.

심 의원은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의 사회적 관계망을 중심으로 하는 현황 파악과 이에 대응한 실질적인 탈북민 지원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살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히는 심리적 문제,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관계망 등에 노출된 탈북민의 신속한 파악과 함께 자살 예방을 위한 국가 시스템이 탈북민에게 홍보되고 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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