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계 거물 영입한 쿠팡, 자금수혈 히든카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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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엘리트 영입…투자 절실한 쿠팡에 미국 관심 모을 수 있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0 13:10:39

▲ 쿠팡이 미국 엘리트 금융전문가를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쿠팡의 추가직언 투자 유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쿠팡 ⓒ스카이데일리

쿠팡이 미국 최고 금융전문가를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쿠팡의 혁신에 일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쿠팡이 새로운 투자유치를 위한 포석으로 외인을 영입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쿠팡은 적자가 누적되며 지속적인 투자유치가 필요한 상태다.

1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은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금융 전문가인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위시 이사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심화 전공으로 이수해 공공정책 학사 학위를,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박사(JD) 학위를 각각 취득한 인물이다. 모건 스탠리에 입사하며 월가에 발을 내딛었다. 인수·합병 부서 부사장과 총괄 임원으로서 공기업, 민간기업을 상대로 자문을 제공했다. UPS 이사회 이사직도 맡았다.

이후엔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걸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대표단 일원으로도 활동했다. 특히 만 35세의 나이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로 임명됐다. 역대 미국 연준 이사 중 최연소 기록이다. 그는 연준의 운영, 인사와 금융 성과를 관리·감독하는 행정 이사를 지냈다. 미 대통령실 경제 정책 특별 보좌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수석 보좌관 등도 역임했다.

이러한 경력 덕분에 워시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으로까지 거론되는 미국 최고 금융 엘리트로 꼽힌다. 일각에서 쿠팡이 미국 투자 업계를 의식해 워시 이사를 영입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배경이다.

쿠팡은 지난 2017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받기 전까지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경영하는 것과 반대로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에도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추가적인 투자 없이는 자금운용이 힘든 셈인데 손정의 회장 등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 투자여부가 불투명하다. 쿠팡에 새로운 투자유치가 절실한 배경이다.

여기서 워시 이사의 역량과 미국 내 금융계·정관계 내 인맥 등은 쿠팡의 투자유치나 인수합병(M&A)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투자금에 의존도가 높은 쿠팡의 자금운용 방식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금을 통해서만 영토 확장에 나설 게 아니라 수익모델을 개선시켜 자체적으로 경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속적으로 외부투자를 유치해온 쿠팡은 이미 지난해 말 기준 주식발행초과금이 3조원을 넘어 섰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발행시 발행금액이 액면금액을 초과한 경우의 차액을 의미한다. 결손금 규모도 3조원에 육박한다. 결손금은 기업의 경영활동결과 순자산이 감소하는 경우에 그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한 금액을 말한다.

이에 쿠팡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전자화폐 및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의 경우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20%를 넘겨야 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 기준을 충족했던 쿠팡이지만 올해는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쿠팡은 워시 이사 영입에 따른 추가 투자유치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이 성장하고 혁신하면서 고객의 삶을 이전보다 100배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미션을 이루는 데 워시 이사의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워시 이사는 “쿠팡의 성장은 놀랍고, 쿠팡의 고객 경험은 독보적이다”며 “이런 회사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며 쿠팡의 독창적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김범석 대표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