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구본성의 아워홈, 구지은 등판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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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부회장, 남매 간 법정공방 잇따라…경영승계 다툼 가능성 상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4 13:36:41

▲ 아워홈이 집안싸움으로 잡음이 무성한 가운데 구본성 부회장에 대한 자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회사를 이끌었던 구 부회장의 동생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다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아워홈 빌딩 전경 ⓒ스카이데일리

범(凡) LG가(家)로 구분되는 아워홈이 집안싸움으로 잡음이 무성한 가운데 구본성 부회장에 대한 자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구 부회장의 결정으로 인해 집안싸움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최근 아워홈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어 구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향한 의구심어린 목소리가 일고 있다.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 간 법적 다툼에서 구지은 대표가 사실상 승소했다. 구 대표는 아워홈이 식자재 공급을 돌연 중단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식자재 등의 공급 중단 조치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아워홈은 종합식품기업으로 LG그룹 창업주 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LG가에서 계열 분리한 회사다. 캘리스코는 ‘사보텐’과 ‘타코벨’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곳이다.

법원은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10월 12일부로 식자재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건에 대해 2020년 4월 30일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법원 판결을 통해 캘리스코는 내년까지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이 구 대표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구 부회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구 부회장의 공급 중단 결정이 이해하기 어렵고 타당한 사유 없이 공급을 중단했다는 시선이 주를 이룬다. 법원이 구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도 결국 이를 반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아워홈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다시 아워홈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구 대표의 경우 경영능력이 검증된 반면 구 부회장은 경영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구 대표는 구 부회장이 아워홈에 입사하기 전까지 구자학 회장의 4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일선에 있던 인물이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재원으로 2004년 회사에 입사한 후 외식사업 등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아워홈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 사이 아워홈의 매출은 5324억원에서 1조4024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구지은 대표는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가에서 보기 드문 여성 경영인으로 이름값을 높이고 있었다. 다만 2016년 오빠 구 부회장이 아워홈에 입사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구 부회장이 경력을 쌓고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구 대표는 오빠와 마찰을 빚었고 결국 회사에서 해임돼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구 대표는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구 대표가 합류한 이후 캘리스코의 매출은 2016년 639억원에서 지난해 897억원으로 뛰었다. 구 대표가 다시 아워홈 경영을 맡아야 된다는 시선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구 부회장은 구자학 회장의 차녀 구명진 씨와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구명진 씨는 법원에 임시주주총회를 열게 해달라고 요청하며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아워홈이 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경영활동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564억원, 영업이익 658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1조5952억원에 비해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812억원에서 20% 가량 줄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구명진 씨가 신청한 주총소집 허가 신청과 관련 일부 인용 판결했다. 다만 신규 감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새로운 감사 선임이 필요한지 여부를 주총에서 먼저 논의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구본성 부회장은 두 여동생과의 법적 분쟁에서 사실상 모두 패소한 셈이다.

동생들과의 소송전에서 잇따라 패배한 가운데 구본성 부회장의 입지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구 부회장은 지분 38.56%를 가진 아워홈 최대 주주다. 구 대표는 아워홈 지분 20.67%를 소유하고 있다. 구명진 씨의 지분율은 19.6%다. 게다가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미현 씨도 아워홈 지분 19.28%를 가지고 있다. 각자의 지분은 구본성 부회장에 못 미치지만 의기투합할 경우 언제든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