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펀드 환매연기 사태, 투자금 1.3조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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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부터 환매 시작될 듯…원종준 대표 “회수 최선 다할 것”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5 12:06:48

▲ 유동성 문제로 사모펀드 환매에 차질을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연기 금액이 최대 1조34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펀드는 최대 4년 이상 묶일 수 있다. 사진은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유동성 문제로 사모펀드 환매에 차질을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연기 금액이 최대 1조34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원금 상환에 나서기로 했지만 투자금 일부는 최대 5년까지 묶일 수도 있다.

15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이날 현재까지 93개 펀드에서 8500억원의 환매연기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 4900억원 규모다”며 “환매 연기금액의 범위는 대략 1조1600억~1조3400억원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들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해당 펀드는 각각 사모채권과 메자닌 투자를 중심으로 운용된다. 여기에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 1호도 투자대상인 북미 소재 펀드의 자산매각, 남미 소재 펀드의 폐쇄형 전환 등으로 환매중단 사태와 마주했다.

원 대표는 “코스닥 주가 약세로 운용 중인 메자닌 펀드 수익률이 악화됐고 주식전환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개방형 펀드의 상환 청구 증가와 폐쇄형 펀드의 만기 도래로 급격하게 상황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최고기술경영자(CIO)는 “사모 금융상품은 금융자산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 및 투자가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성으로 인해 장내매각 등을 통한 일반적인 자산유동화가 어렵다”며 “지난 7월 부정적인 언론보도 이후 신규자금 유입이 급격히 감소해 예상 대비 펀드 내 유동성이 경색됐다”고 설명했다.

펀드 환매시기와 관련해서는 “성공적으로 딜 유동화가 진행된다면 사모채권형 펀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40~50%, 내년 연말까지 약 70~80%의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메자닌 펀드에 대해서는 “주요 메자닌 자산들은 만기상환보다는 다양한 옵션의 행사를 통해 투자금 회수가 이뤄진다”며 “투자원본 기준 1363억원(52.5%)을 6개월 이내에 우선적으로 회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종필 CIO는 “잔여 투자자산 회수 스케줄은 6개월 이상~1년 미만 188억원(7.2%), 1년 이상~2년 미만 482억원(18.6%), 2년 이상 229억원(8.8%) 등으로 예상된다”며 “개방형 펀드오브펀드(FoF) 수익증권 및 2년 이상 소요되는 자산들의 경우 유동화 등을 통해 조기에 회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금융 펀드의 상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유동성 확보 및 수익률 안정화를 위해 해외 무역금융펀드 지분 전체를 제3자인 거래상대방에게 매각했다”며 “거래상대방은 총 자산 규모 9억 달러 수준의 글로벌 무역금융 회사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래상대방은 매수대금의 약 60%를 2년 8개월 뒤, 나머지 40%는 4년 8개월 뒤 지급할 예정이다”며 “유동성을 포기하더라고 이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펀드 수수료와 관련해서는 “펀드 운용에 따른 성과가 없을 경우 당연히 성과보수는 받지 않을 것이다”며 “운용보수의 경우도 대부분 절반 이하로 낮췄으며 향후 낮출 계획이다”고 전했다.

원종준 대표는 “이번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합리적인 가격 범위에서 자산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하도록 노력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곳이다. 지난 7월엔 운용자산 6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는 상장사 전환사채(CB) 장외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하·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한 증권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TRS는 파생거래의 일종으로 계약 당사자가 주식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을 상호 교환하는 약정을 말한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가장 많이 체결한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KB증권은 지난 10일부터 TRS 거래 관련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대해서도 이달 30일로 예정된 종합검사에 앞서 사전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