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 ‘빈곤 퇴치 해법’ 제시한 3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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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빈곤정책’ 연구 공로…개발경제학 패러다임 전환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5 15:15:30

▲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왼쪽), 에스테르 뒤플로(가운데), 마이클 크레이머 [사진=노벨위원회 트위터]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은 빈곤퇴치와 빈곤국의 발전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 개선에 헌신해 온 경제학자들에게 수상됐다.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에스테르 뒤플로(47)·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하버드대 교수(55)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미시적 접근법을 개발경제학에 접목시켜 효과적인 빈곤 정책을 도출해낸 경제학자들이다.

뒤플로 교수는 남편인 바네르지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역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이다.

이들 교수 3명은 거시경제학적 접근법이 지배하던 개발경제학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세계적인 빈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 방법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전 세계 빈곤 퇴치에 대한 우리의 능력을 상당히 향상시켰다”며 “불과 20년 만에 그들의 새로운 실험 기반 접근법이 개발 경제를 변화시켰는데, 이것은 현재 번성하는 연구 분야가 됐다”고 설명했다.

뒤플로 교수는 프랑스 출신으로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29세에 MIT 최연소 종신 교수가 됐다. 그는 지난 50년 간 서구사회의 소모적인 원조 논쟁을 뛰어넘어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현장에서 분석하고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는 빈곤국에서 시민들에게 음식을 주는 것과 현금을 지급하는 것 중 어느 정책이 빈곤 퇴치에 효과적인지 복지 실험을 한 것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바네르지 교수는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25년간 개발경제학 및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공공정책의 역할과 빈곤의 실상에 대해 연구해왔다. 원조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고안해 개발경제학 이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인포시스 과학 재단이 수여하는 인포시스상을 수상받기도 했다.

또한 뒤플로·바네르지 교수 부부는 지난 2003년 자밀 빈곤퇴치연구소(JPAL·Jameel Poverty Action Lab)를 설립해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700여건의 개발경제학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들은 빈곤국 원조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실증적 방법을 통해 연구했다. 이들 부부는 ‘가난한 자의 경제학(Poor Economics·국내 출판제목 :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을 함께 집필하기도 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개발경제학 분야 전문가로 전 세계의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자선단체 연구를 해왔다. 그는 개발도상국 교육에서 교과서·급식 무료 지급 효과를 연구하고 현장 교사에게 학생 성적에 따라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에 대한 성과도 평가했다. 이는 개발도상국 지원정책의 현장검증 효과를 증명해 이후 연구에 큰 영향을 끼쳤고,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이 성과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김부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들의 수상 선정과 관련해 “개발경제학은 1940~1960년대에 성장이론 분야로 많이 논의된 분야”라며 “과거의 경제학은 거시적으로 성장이론을 얘기한 반면, 이번 수상자들은 개발경제학의 접근 방식을 미시경제학적으로 바꾸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이 연구의 혜택을 받아 왔기에 이들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