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브렉시트 새 합의안 표결 보류…표결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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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EU에 브렉시트 연기 요청…본인 서명은 기재 안 해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20 16:35:21

▲ 영국 하원 의원들이 19일 런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하원은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찬반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10월 31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연기를 유럽연합(EU)에 공식 요청했다. [사진=뉴시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극적으로 타결했던 브렉시트 합의안이 19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표결이 불발됐다. 이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 기한을 늦춰달라는 요청 서한을 EU에 발송했다.

BBC, 블룸버그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EU에 이날 오는 31일에 예정된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존슨 총리가 보낸 브렉시트 연장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오후 영국 하원에서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가 보류됨에 따른 절차다.

서한을 받아 든 투스크 상임의장은 EU 회원국 지도자들과 함께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협의할 것이라 밝혔다. 브렉시트 연장이 허가되려면 EU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해, 협의까지 수 일이 걸릴 전망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 17일 EU 정상회의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EU와 브렉시트 합의안 협상을 타결했고 영국 하원의 승인 투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합의안에 대한 최종 승인을 유보하는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먼저 실시해 찬성 322표, 반대 306표로 통과시키면서 존슨 총리가 마련한 브렉시트 새 합의안은 표결에 부쳐지지도 못했다. 이 수정안은 보수당 출신인 올리버 레트윈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이에 존슨 총리는 “하원의 결정에 위축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며 “브렉시트가 더 연기되는 것은 우리나라에 해가 될 것이며 EU와 민주주의에도 해로운 것”이라고 말하면서 브렉시트 기한을 3개월 연장해달라는 공문을 EU에 보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이 공문에 본인 서명은 기재하지 않아 자신과 하원의 뜻은 다르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또한 자신은 브렉시트 연기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별도의 서한도 함께 보냈다. 이 서한에는 본인 서명을 기재했다. 영국 정부는 다음 주 의회의 표결을 재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여오다 정상회의가 이뤄지기 몇 시간 전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다.

이 합의안이 EU 각국의 승인받고 영국 의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영국은 예정대로 10월 31일 EU에서 탈퇴할 수 있었다.

새 합의안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에 ‘두개의 관세 체제’를 동시에 적용하는 안이다. 북아일랜드는 법적으로는 영국 관세 체제 적용을 받지만, 현실에서는 향후 4년간 계속 EU 관세동맹 안에 남는다. 북아일랜드는 4년마다 스스로 잔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브렉시트 새 합의안이 타결됐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영국 정치권은 반대했다. EU 잔류를 원하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와 제1야당 노동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등 모두 새 합의안에 반대했다.

DUP는 성명을 통해 “이 합의안은 북아일랜드에 경제적 이득을 주지 않으며 영국의 통합성을 해친다”며 “반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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