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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개혁’이라는 말
문재인 대통령과 그 비서들, 집권당 의원들, 그들의 외곽 조직 역할을 하는 각종 ‘엽관단체’ 소속의 가방끈 긴 어용 지식인들, 방송신문에서 권력의 뒤를 포장해주는 직원들, 자칭 ‘작가’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입만 열면 검찰개혁을 외쳐댔다. 이들은 여태껏 검찰개혁의 내용이 뭔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지난 두 달 동안 외쳤던 이들 집권 세력과 그 외곽 단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파렴치한 조국 가족의 불법 혐의를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는 것이 검찰개혁인 것처럼 들린다.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하였다. 다른 동물종인 ‘착취자’ 인간 농장주를 쫓아낸 이후 ‘혁명’의 주역인 돼지 나폴레옹은 다음과 같이 평등 세상을 선언한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어떤 동물들은(즉 돼지들) 더 평등하다.”
혁명 이후 ‘그냥 평등한’ 동물들은 옛날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만든 생산물을 옛날의 ‘착취자’였던 인간 농장주 대신 ‘더 평등한’ 동물인 돼지들에게 갖다 바쳤다. ‘더 평등한’ 동물인 돼지들은 놀고먹으면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냥 평등한’ 동물들이 세금으로 조성한 재정에 빨대를 꽂고 이익을 챙기는데 딱 눈엣가시처럼 걸리는 것이 국가의 사법권 행사이다.
문재인 정권 세력들은 자신들은 운동권 출신이라 ‘더 정의롭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냥 정의’로운 과거 정권 세력들에 대해서는 검찰권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마땅하지만 ‘더 정의’로운 세력인 자신들의 범죄 혐의는 수사하고 기소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386 운동권 돼지들의 비뚤어진 선민의식과 위선과 뻔뻔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은 준 사법기관(準 司法機關)이다
인민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탄생한 근대 공화정은 다음과 같은 정신으로 운영된다. 인간의 이성에 기초한 사회계약의 산물인 최고규범 헌법에 기초하여 인민들의 신임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복수의 정치세력을 보장하는 헌정주의, 전제정체나 귀족정체처럼 특정 인간이나 신분에 의한 자의적 지배를 막는 법의 지배 원리, 법의 지배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고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의 권력남용을 막기 위한 권력분립의 원리 등으로 나라를 조직하고 운영한다.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되 효율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정치경제체제를 세운 것이다.
인간은 천사가 아니다. 누구든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만 내세운다면 그 공동체의 질서는 어떻게 세울 것인가? 인간 세계에서 질서를 세우는 제일 간단한 방법은 현인(賢人)이나 독재자 한 사람이 자의적 기준의 질서를 강제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 지배체제를 가진 사회는 노예제나 전체주의 국가인데 전제군주 이외 나머지 인민들에게는 자유가 없다. 그래서 그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 공동체의 질서를 세우자면 인민들의 자유가 희생되고 인민들의 자유를 보장하자면 질서가 없어지는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근대 공화주의자들은 사회계약의 이념에 입각하여 헌법을 만들고 제임스 매디슨의 말처럼 ‘야심은 야심에 의해 제어’ 하는 방식으로 권력 행사의 한계를 정하고 선거 등으로 권력을 위임받은 자도 그 권력을 남용하고 부패할 수도 있으므로 ‘동일한 부처’에 권력을 모으지 않는 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공화국 체제를 만든 것이다. 헌정주의, 법의 지배, 권력분립의 원리로 운영하는 공화국이 탄생한다. 우리나라도 바로 이런 인류가 성취한 공화국 원리를 다른 나라 헌법을 계수하는 방식으로 헌법을 제정해 도입했다.
공화정 체제에서 검찰권은 국가의 질서를 세우기 위한 형사 사법권의 출발점이다. 원고와 피고가 각자의 이익을 다투는 민사소송에서 사법부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제공하기만 하면 공동체의 민사상 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는 누군가가 당사자를 대신해 사건을 조사하고 기소하는 원고 역할을 해줘야만 사법부가 판단을 할 수 있다. 국가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대신하지 않으면 그 사회 내 힘이 센 자들은 사적 보복으로 형사상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형사상 문제에 대한 사적 해결을 대신할 검찰의 공정한 조사와 기소는 공동체의 질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검찰을 준 사법기관이라 부르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법의 지배와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라 준 사법기관인 검찰을 집행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고 특정 정파의 정치적 가치편향(bias)으로부터 중립적으로 운영하되 공화정의 원리에 따라 권력 남용을 방지하고 비교적 싼 비용을 들여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형사 사법권 행사의 효율성을 살리는 것이라야 한다.
우리 헌법 제7조에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청법 제4조에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특정 사건에 대해 검찰에 관여해서도 안 되고 검사에 대한 정치적 편향을 강요할 수 없다. 바로 이런 행위가 미국 대통령 탄핵의 주요 사유인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찰 개혁의 방향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첫째, 권력이나 특정 정치 세력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한다.
둘째, 검찰 내부에 공화주의 가치관을 바로 세워 권한 남용과 부패를 막아야 한다.
셋째, 국가 질서를 세우되 형사법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국민의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
이런 방향의 논의가 아닌 검찰 ‘개혁’은 공화주의 검찰과 공화정 질서를 원하지 않는 자들의 선동 구호일 뿐이다. 내용이 뭔지 얼버무리면서 아무데나 ‘개혁’을 갖다 붙이는 정치집단이나 그 지지 세력들의 주장은 늘 그 저의를 잘 살펴봐야 하는 법이다.
첫째, 검찰을 현재 재임 중인 권력자들로부터 독립적이고 특정 정치세력의 가치편향으로부터 중립적인, 공화주의 가치에 충실한 검찰로 정립하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검찰을 준 사법기관으로서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준 사법기관을 만들려면 우선 대통령과 집권당 등의 사법부나 준 사법기관에 대한 인사나 업무상 개입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그럼 그들에 대한 인사나 감찰 등 감독은 누가 해야 할까? 프랑스의 “최고사법관 회의” 사례처럼 초당파적 헌법기구인 가칭 ‘국가사법위원회’를 만들어 인사와 조직 규율을 관장하게 하면 된다. 그간 이 정권이 운영한 여러 위원회들처럼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누리되 집권자의 의중에 반응하는 거수기가 되지 않으려면, 미국 법원의 배심원 선정 방식처럼 집권당과 제1야당이 위원들을 추천하되, 양측 중 한 측이라도 반대하는 자는 배제하는 방식으로 위원을 선임하면 될 것이다.
둘째로 검찰 조직 내부에 공화주의 가치관을 바로 세워 권한 남용과 부패를 방지해야 한다. 공화주의 가치관 정립은 굳이 검찰 공무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공직자는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상관없이 모두 공화주의자라야 한다. 전체주의를 신봉하거나 전체주의 추종세력인 주사파들은 모두 공직에서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우리 헌법 제103조에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고 규정하여 법관의 독립을 통해 사법부 독립을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니,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양심에 따라’라는 부분이 될 것이다. 법관은 자신의 개인적 양심에 따라 심판하면 충분한 것인가?
우리 헌법에서 규정한 법관의 양심이란 헌정주의와 법의 지배와 권력분립 윈리를 엄중히 집행하는 공화주의 가치의 양심을 뜻한다. 김철수 교수는 법관의 개인적(정치적) 양심과 헌법에서 정한 양심이 충돌할 경우 법관 개인의 양심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심과 법관에게 보장된 헌법 상 양심을 구별했다. 근대 공화국의 유래와 그 취지에 비춰 볼 때 우리 헌법에서 법관에게 보장한 ‘양심’은 공화주의 가치에 충실하여 특정 정파적 입장이나 특정한 사회세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심판하라는 취지인 것이다. 준 사법기관의 공직자인 검사도 위와 같은 양심에 따를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재판이 곧 정치이다”라는 주장 글을 게시하거나 ‘가카새끼짬뽕’이라는 패러디 물을 올린 법관 등은 법관 개인의 정치적 양심을 재판에 앞장세우겠다는 것으로 공화주의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자들이다. 이런 자들은 사법부 일원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공화주의에 입각한 사법부의 자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준 사법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셋째 방향은 형사법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국민의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모든 국가기관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세금낭비를 막아 국민의 호주머니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형사법 질서를 세우는데 너무 많은 세금이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이다. 모든 피의자들을 정경심 피의자처럼 조사하고 기소하려면 아마 지금의 검찰 인력보다 100배 많은 인력을 충원해야 할 것이다. 조국 일족들처럼 작심하고 증거인멸하고, 특정 가치에 사로잡힌 법관이 수시로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 수사는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죽어나는 것은 국민 세금이다.
피의자의 인권 보장의 가치와 형사법 집행의 효율성 가치를 교량해 가칭 ‘국가사법위원회’ 등에서 적절한 수사 및 공표 준칙을 세워 국민적 동의를 구하면 될 일이지 대통령 등 집권세력의 편의대로 처리할 일은 아니다. 또 정경심의 공개소환과 얼굴 공개를 한사코 막으려고 하는 듯한데 미국의 형사피의자에 대한 머그 샷(mug shot) 공개기준 등을 참조하여 공개 준칙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은 중요 피의자의 경우 체포 단계에서 머그 샷 즉 형사피의자 사진을 공개하기도 한다.
피의사실 공표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 형사 피의자가 일반인인 경우에는 피의사실 공표를 엄정히 제한해야 하지만 권력자이거나 공직자와 그 관련자일 경우에는 오히려 피의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자나 그 외곽 조직 성원들이 수사 주체인 검사나 검찰에게 온갖 압박을 가해 수사를 덮어버리려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권력형 범죄의 경우 내부 제보가 중요한데 피의사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내부제보자도 많아져 효과적으로 형사법 질서를 세울 수 있는 국익이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의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이 더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세력들은 걸핏하면 인권을 말한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은 아닌 듯하다. 가령 21세기에도 지난 세기의 산물인 전체주의 전제정(totalitarian despotism) 폭정체제를 고수하면서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인권을 노예처럼 말살하고 있지만, 북한에 인권 문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 대처한다. 국내적으로도 정치적 반대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애써 눈길을 돌린다.
이처럼 보편성이 없는 인권 주장은 정치적 저의를 가지고 내세우는 것이지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제고하기 위한 주장은 아닌 듯하다.
이런 문제점 외에 내가 우려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등 집권 세력들은 주로 가해자와 피의자의 인권을 유달리 강조한다는 점이다. 형사법 질서를 세우는 데에서 먼저 보호해야할 인권은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피해자가 국가 사법기관을 믿고 사적 보복 등으로 문제 해결 시도를 하지 않아야, 공동체가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의 질서가 붕괴되면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
역사를 살펴보면 사회 질서의 혼란 상황이 오면 비밀조직을 결성해 세력을 준비한 자들이 늘 권력을 장악했다. 그래서 빨갱이들이나 나치 세력 등과 같은 전체주의자들은 늘 사회적 혼란을 조장했다. 이런 상황을 맞지 않도록 공화국의 국민 모두가 경계하고 대비해야 하고 일상의 생활 과정에서 이런 전체주의 세력의 거짓과 음모를 폭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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