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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이 중요 정보를 담고 있을 만한 문서를 제출하지 않아 포렌식 조사 명령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포렌식은 컴퓨터 서버를 포함한 디지털 기록 매체에서 삭제된 정보를 복구하거나 남은 정보를 분석해서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디지털 조사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23일 LG화학이 낸 포렌식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3일 SK이노베이션에 포렌식을 명령했다.
ITC는 LG화학이 지난 4월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증거개시(디스커버리) 절차 과정을 진행했다. 디스커버리는 분쟁 당사자가 가진 증거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조사다.
문제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이 디스커버리 과정에 제출한 바 없는 특정 컴퓨터의 휴지통에 있던 엑셀파일에 열거된 980개의 문건을 발견했다.
ITC는 “SK00066125라는 엑셀파일에 열거된 980개의 문서에서 LG화학 소유의 정보가 발견될 구체적인 증거가 존재한다”며 “포렌식을 통해 이 소송과 밀접한 증거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이 불리한 문서들을 고의로 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포렌식 명령을 요청했다.
특히 ITC의 최근 공개된 조사명령서에서 포렌식 범위를 SK00066125에 기재된 980개 문서를 포함해 LG화학과 관련도 있는 문서로 지정했다.
명령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업무일 기준 10일 이내에 LG화학 측에 관련 자료를 제공할 것을 명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업무 과중을 근거로 포렌식 조사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ITC는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여 포렌식을 명령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 포렌식 컨설턴트가 참가한 가운데 포렌식을 진행했다. 이 내용을 포함한 디스커버리 절차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ITC 최종 판정이 내년 10월께 내려질 전망이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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