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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법원 판결서 집행유예 원심을 확정 받은 가운데 ‘뉴롯데’ 구축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 실세로 평가받는 황각규 부회장의 역할론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룹 내 영향력이 신 회장 못지않은 황 부회장의 행보에 그룹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2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국정농단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상고심 선고 공판을 17일 열었다. 이날 대법원은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오너리스크를 해소한 롯데그룹은 뉴롯데 구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분위기다. 먼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해 보인다.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일본 지배력을 줄여 진정한 한국회사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지분이 99%인 호텔롯데가 한국 내 롯데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다. 롯데그룹으로썬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의 지배력을 낮추고 분할·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이 가운데 황각규 부회장의 역할론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황각규 부회장은 신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인물이다.
황 부회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롯데케미칼, 이하·호남석화)에 입사하며 처음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호남석화 부장을 역임하던 시절 당시 상무 직함을 달고 경영수업을 받던 신 회장의 눈에 띄어 1995년 당시 그룹 컨트롤타워로 불리던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획조정실의 후신인 정책본부에 몸담으며 신 회장을 보필했다.
황 부회장은 신규사업 추진, M&A 등 굵직한 현안들을 손수 진두지휘하며 롯데그룹의 비약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도모한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정책본부 운영실장, 경영혁신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점이 그의 역량을 증명한다. 롯데그룹의 지주사로의 지배구조 개편도 황 부회장이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후 신 회장과 나란히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롯데그룹 2인자’로 등극했다.
황 부회장의 존재감은 신 회장이 징역 2년6개월을 받고 법정구속 돼 총수 공백 사태가 발생했을 때 더욱 빛났다. 경영 전반을 돌보는 한편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등 신 회장의 공백을 무색케 할 정도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황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그룹 요직에 배치되며 ‘황각규 라인’이 뉴롯데 구축에 주역으로 평가받는 점도 황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마산고·서울대·호남석유화학 등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황각규 라인으로 통하는 인물로는 김교현 화학BU장,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사장, 정부옥 롯데지주 HR혁신실장 부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부사장), 이훈기 롯데렌탈 대표이사(전무),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부사장), 이자형 롯데첨단소재 대표이사(사장) 등이 꼽힌다. 이들은 지난해 말 롯데그룹의 정기임원인사서 발탁되거나 살아남으며 뉴롯데 구축의 핵심인사들로 지목받고 있다.
업계 안팎은 황 부회장이 이들 인사들과 머리를 맞대며 롯데그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회장이 성공적으로 뉴롯데 구축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황 부회장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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