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기업 탄생위해 주52시간규제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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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30 00:01:09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경제위기를 시인했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27일 “우리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확대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동안 아니라고 극력 부인하다가 이제야 우리 경제가 어려워졌음을 실토한 것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계속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등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발언을 해왔다. 심지어는 문 대통령의 경제분야를 보좌하고 있는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3일 “한국경제는 선방하고 있는데 경제 위기를 언급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야당과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더니 며칠 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꿨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낮춘데 따른 위기감으로 해석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24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4%에 그쳐, 올해 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권이 경제가 어려운 점을 인정하니 다행이긴 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속셈이 곧바로 드러났다. 문 대통령과 홍 부총리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9.3%나 증액한 역대 수퍼급 내년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결국 경제위기 인정은 예산 통과를 위한 꼼수였던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런 움직임은 내년 4·15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 씁쓸하다. 자신들의 잘못된 경제정책은 고칠 생각은 안 하고, 그저 예산을 타내 퍼주기만 하면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이들의 속내를 입증하듯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는 심각한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펴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조짐이 완연해지고 있다”며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일자리 증가는 문재인 정권이 막대한 세금을 퍼부은 결과라는 것을 이제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인데 사례로 드는 것을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이 원내대표는 “유니콘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이 2개에서 9개로 늘어나는 등 성공적인 벤처창업에도 힘을 쏟았다”는 자랑까지 늘어놓았다. 그가 예를 든 쿠팡·위메프·우아한형제들 등 유니콘기업들은 문재인 정권 전에 이미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스타트업들이다. 박근혜 정권의 ‘창조경제’란 어젠다를 폐기처분 해놓고는 과실은 자기들이 따먹으려고 한다. 끝없이 국민을 호도하면서 염치없는 짓까지 하고 있다.

올들어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은 내년이 걱정이란 얘기를 많이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격하게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300인 미만 기업도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벤처기업·스타트업에 주 52시간 근무제는 심한 규제로 통한다. 이들 기업의 경영인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스트레스가 사업 스트레스만큼 크다고 한다. 유니콘기업 중 하나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지난 2월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주 52시간 근무의 취지는 알지만 급격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게는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스타트업은 발 빠른 성과가 필요한데 주 52시간 근무제 하에서는 퇴근시간이 되면 일을 미뤄야 되니 시간부담과 리스크가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결과물이 시간에 맞춰 나오지 않아 스타트업에게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고 한다.

오죽하면 지난 25일 대통령 직속인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장병규 위원장까지 “주 52시간 근무제의 일률적 적용으로 자기발전과 이익을 위해 더 일하고 싶어 하는 스타트업들의 권리가 가로막혔다”며 정책의 부당함을 토로했겠나.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출퇴근 시간을 확인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이는 벤처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국내 벤처업계의 대부인 고(故) 이민화 전 메디슨 대표는 주 52시간이란 규제는 반복되는 생산 사이클에는 적용이 가능하나, 혁신 사이클에는 독약이 된다고 했다. 따라서 혁신 사이클의 중심에 있는 벤처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강요는 제2 벤처붐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나 효과가 있을 법 하다는 것이 대다수 경영인의 인식이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최첨단산업에서는 이런 근로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 52시간 규제 아래서 갈 길 바쁜 스타트업·벤처기업이 미국 실리콘밸리와 경쟁이 될지 의문이란 얘기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네이버의 첨단기술 개발자회의에 참석해 “AI 개발자들이 끝없는 상상을 펼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함께 하겠다”고 했다. AI는 과학기술의 진보를 넘어 ‘새로운 문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AI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의 첨단산업 행사에 참석해 이런 쇼잉을 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주 52시간 근무제의 일률적 규제 폐해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주 52시간 규제를 폐기하거나 장기간 실시를 보류해야 한다는 모든 스타트업·벤처기업 경영인의 요청을 받아 들어야 한다. 이것이 AI·VR 등 국내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바른 길이고, 더 많은 유니콘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옳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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