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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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또는 상임위원회 회의장 앞에 또다시 해머와 장도리 같은 연장들이 등장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물론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싸고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결사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간의 전면전 불씨가 아예 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음 달이 지날 때까지는 여야의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를 보며 국민들의 안구가 다시 충격 받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당초 29일 본회의에 부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패스트트랙을 여야 간 원만하게 합의하고 오라며 오는 ‘12월 3일 부의’로 시간을 연장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이를 밀어붙이던 민주당, 이를 결사반대하고 있는 한국당은 각각 국민들의 여론동향을 살펴볼 틈새를 찾게 된 것이다.
사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폭력사태는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일(폭력사태)이 터질 때마다 주요외신들은 사건을 주요하게 다뤘고, 대한민국 국회는 해외토픽감이었다.
실제 지난 2008년에는 ‘해머&전기톱 국회’라는 오명을 안게 됐고 다음해에는 ‘공중부양과 사사슬’이 등장했다.
2011년에는 ‘최루탄 국회’라는 소리를 들었다.
소위 18대 국회 ‘싸움의 기술’ 랭킹 3위안에 들었던 사건들이다.
18대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몸싸움 방지법’을 만들었지만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의 20대 국회에서도 이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본다면 지난 4월인데 한국당은 당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 17명을 국회에서 폭력행위를 행사한 혐의(공동상해)로 서울중앙지금에 고발한바 있다.
또한 문희상 의장과 당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을 강제 사보임한 혐의(직권남용)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민경욱 전 대변인이 브리핑한 내용을 살펴보면 “홍 원내대표와 의원 다수 등은 (4월)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국회 본관 701호실 앞 등에서 선거법과 공수처법 날치기 개악 및 바른미래당 특위 위원들의 불법사보임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을벌이고 있던 한국당 소속 의원 및 보좌진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속칭 빠루(노루발못뽑이), 공사용 해머 등으로 국회의 기물을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5~6명의 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관 및 비서관들이 큰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해머 및 빠루, 장도리, 쇠 지렛대 등의 도구가 등장했다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민주당도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을 추가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했는데 여기서 생긴 앙금이 10월 현재까지 가시질 않고 있고, 문 의장이 본회의 부의를 연기한 시점까지 여야가 만나겠지만 결국 한쪽은 피해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한국당 측을 고발하면서 “과거처럼 여야가 서로 고발조치하고 유야무야 끝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아울러 검찰개혁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말했다.
513조원에 이르는 내년도 정부의 예산안 처리, 총선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펼쳐지는 정치권의 전쟁, 경제·외교·안보·교육·인사 등 각종 현안이 불거지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할 때마다 국민들은 ‘이제 좀 그만 싸웠으면’이라는 바람이 아닌 우리 정치 현실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
10년 전 등장했던 장도리와 등산용 밧줄, 최루탄과 해머 등으로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협치(協治)라 함은 힘력(力)자가 3개 모여 형성된 글자로 힘을 모으라는 뜻이고, 치(治)는 물이 흘러가 듯 자연스럽게 하라는 소리다.
입법부이니 법을 세우는 일인데 법(法) 또한 물이 흘러가는 데로 무리해서 막지 말고 두라는 얘기와 같다.
여야는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 그에 앞서 12월 초로 예정된 패스트트랙 본회의 부의에 앞서 ‘싸움의 기술’을 쓰기보다는 상생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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