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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이 오는 12월 조기총선을 실시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총선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브렉시트의 향방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의사를 묻게 된다.
BBC는 29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이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의 12월 12일 조기 총선안을 승인했다면서 이로써 영국은 1923년 이후 처음으로 12월에 총선을 치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원은 이날 존슨 총리가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위해 상정한 단문 법안을 2차 독회(법안의 전반적 취지에 관한 승인 절차)에서 표결 없이 구두상으로 가결했다.
이어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확정하기 위한 표결에서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이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원을 통과한 조기 총선안은 상원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번 주말까지는 상원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12월 12일 총선을 위한 5주간의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존슨 총리가 주장한대로 이번 총선은 영국 국민들에게 브렉시트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선택권”이 부여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존슨 총리는 표결이 끝난 직후 열린 ‘보수당 백벤치 1922 위원회’에서 평의원들을 향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브렉시트를 완성하기 위해” 영국이 단결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1922 위원회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으로 특히 ‘백벤처(backbenchers)’, 즉 의사당에서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참 의원들이 위원회의 핵심으로 인사권 등에 막강한 파워를 갖는 ‘여당 내 야당’ 조직이다.
존슨 총리는 이번 총선이 자신에게 브렉시트를 추진할 권한을 부여할 것이며 현재 교착상태에 처해 있는 의회에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지난 27일 영국의 요청에 따라 이달 31일로 예정돼 있던 브렉시트 시행을 내년 1월 31일로 연기했다. 예정대로 31일 브렉시트를 추진하려던 존슨 총리는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존슨 총리는 28일 ‘고정임기 의회법(FTPA)’에 따른 조기 총선안을 의회에 상정했으나 하원의원 전체(650명) 3분의 2(434명) 지지를 받지 못해 이 안은 부결됐다.
이에 12월 12일을 조기 총선일로 직접 명시한 짧은 법안을 이날 다시 하원에 상정했다. 단순 과반(320명) 찬성만 확보하면 가결되는 좀더 유리한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날 표결에서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안 통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쪽은 제1야당인 노동당이다.
표결에 앞서 노동당이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존 버커우 하원 의장은 정식 표결 없이 구두상으로 존슨 총리의 안건에 대한 승인 절차를 진행해 통과시켰다.
노동당은 그동안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며 조기 총선 지지를 거부해왔으나 브렉시트가 내년 1월 31일로 연기되자 입장을 바꿔 조기 총선에 찬성을 표한 것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우리는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으며 노딜 브렉시트가 배제되는 조건으로 (조기 총선을)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계속 밝혀 왔다”며 EU가 브렉시트 3개월 연장을 승인함으로써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번 총선이 영국을 변혁시킬 “한 세대에 단 한번 오는 기회”라면서 노동당이 이제 “진정한 변화를 위해 영국 역사상 가장 야심차고 급진적인 선거운동을 전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로는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CNBC는 여론조사기관 ‘브리튼 일렉츠’의 조사를 인용해 27일(현지시간) 기준 보수당이 지지율 35.1%로 선두를 차지하고 그 뒤로 노동당이 25.4%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를 강력 반대하는 자유민주당은 18.1%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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