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주말 시위 중 中 신화통신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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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통제방침 발표 후 시위 격화…200명 체포돼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04 16:59:51

▲ 3일(현지시간) 용의자에 의해 귀 일부가 절단된 홍콩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치우 구의원의 모습 [사진=香港01]

중국이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홍콩에 대한 통제권 강화 방침을 밝히고 난 후, 처음 맞은 주말인 지난 2일(현지시간) 홍콩에서 22주째 시위가 이어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크게 충돌했다. 이날 수백 명이 경찰에 체포되고 부상자도 속출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의 홍콩 사무실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홍콩01(香港01),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홍콩 완차이에 있는 신화통신 홍콩 사무실이 시위대의 습격으로 건물 입구 유리문과 창문 등이 깨지는 등 훼손됐다. 시위대는 건물 입구에 불을 질렀으며, 신화통신 입구 옆 벽에 붉은색 페인트로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추방하라’고 적었다.

시위대 공격 당시 신화통신 건물 내부에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신속히 불길을 잡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시위대가 친중 성향의 기업을 공격한 적은 있지만 언론사를 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신화통신 측은 이날 밤 성명을 내고 “폭도들의 야만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홍콩 경찰이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를 두고 “폭도들이 신화통신을 파괴하는 것은 홍콩 법치에 대한 도발이자 중앙정부와 본토에 대한 도발”이라며 홍콩 시위대의 행동을 비난했다.

이날 시위대는 홍콩과 중국의 합작 금융사인 HSBC, 뱅크오브차이나, 친중 성향의 베스트마트 360 등 다수의 상점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200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시위대는 당초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은 이를 불허했다.

이에 시위대는 경찰의 불허에도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센트럴, 몽콕, 침사추이 등지에서 동시다발로 도로를 점거하고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화염병과 벽돌 등을 경찰을 향해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에 진압에 나서면서 이 과정에서 54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1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 3일(현지시간) 타이쿠 지역의 한 쇼핑몰에서 홍콩 경찰들이 수색하고 있다. [사진=香港01]

또한 3일 오후 타이쿠 지역의 한 쇼핑몰에서 회색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정치적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과도로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자매를 포함한 가족이 다쳤다.

현장에서는 최소 5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에는 홍콩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치우(趙家賢) 구의원도 포함됐다. 용의자는 치우 의원의 귀를 물어뜯었고 이에 시민들은 용의자를 떨어뜨려 놓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치우 의원은 귀 일부가 절단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가 난 시민들은 용의자를 둘러싸고 우산으로 때리고 쓰레기통을 던지는 등 그에게 폭행을 가했다. 병원 측은 이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5명은 29~48세 사이로 이 중 남성 1명과 여성 1명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밝혔다.

한편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오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정(韓正)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한 부총리는 중국 내 권력 서열 7위로 홍콩·마카오 사무를 총괄한다. 홍콩에서 송환법 시위가 벌어진 이후 중국 지도부가 람 장관과 공식 면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4중전회에서 홍콩 통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한 부총리가 람 장관과의 면담에서 4중전회의 지침을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홍콩 시위 대책과 람 행정장관의 거취 등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매체는 관측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