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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민란’ 막으려면 탈원전 폐기해야

스카이데일리 사설(社說)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1-06 00:01:28

한국전력이 전기료 인상을 위해 여론 떠보기를 하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전기료 특례 할인에 일몰제를 적용하겠다며 전기료 인상 카드를 슬쩍 흘린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전기료 인상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다만 정부가 이를 막고 있어 실행하지 못했을 뿐이다. 요즘은 그 수위와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달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택용 전기료는 원가의 70%에 불과하다며 전기료 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인상 불가를 외치고 있는 정부와 정면대결까지 불사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한전이 다급해진 것은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한전의 자체신용도를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S&P는 큰 폭의 이익을 내던 한전이 지난해 1조1000억원대의 적자로 돌아선 데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자 신용등급을 낮췄다. BBB-는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어서 한 계단만 떨어지면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는 ‘투자주의대상’이 된다. 
 
한전은 현재 주택용 절전 할인, 여름철 주택용 누진제 할인 등 12개 항목에 한시적 특례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한전의 전기료 특례 할인액은 2조4253억원에 달한다. 2015년 1639억원이던 특례 할인액은 지난해 1조143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들은 한전이 이만큼 전기료를 깎아주면서 가계에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한전이 이 특례할인을 모두 일몰시키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조1400억원대 부담을 국민들이 나눠지게 된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무수히 많은 경제 실정(失政)을 거듭하며 한국경제를 망가뜨렸다. 그 중 하나가 원전을 ‘악(惡)’으로 보는 탈원전정책이다. 이로 인해 원전 플랜트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정부가 우리 원전을 위험하다고 하는데 어느 나라가 우리의 원전을 수입하겠다고 하겠나.
 
그런데 이제는 전기료 인상으로 서민들 등골까지 휘게 하려고 한다. 탈원전만 아니었으면 한전이 적자를 보지도 않았고,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원전부문 전력구입량은 2016년 대비 17.7% 감소하고, LNG부문은 26.9% 늘어났다. 원전구입량이 동일했다면 한전은 1조6496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발전원별 구입단가를 보면 재생에너지는 1㎾h당 181원, LNG 121원, 원자력 62원 등으로 원자력이 LNG의 절반에 불과하다. 탈원전을 하면서 단가가 비싼 LNG를 더 사용했고, 그만큼 비용이 높아지면서 한전이 적자를 냈다는 얘기다. 탈원전으로 멀쩡히 잘 돌아가던 한전을 적자로 만들어놓고는 그 적자는 국민에게 메우게 할 셈이다. 
 
문 대통령이 근거도 없이 원전의 위험성을 묘사한 영화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 결심을 굳혔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만큼 가슴에 와 닿았다는 것일 게다. 그리고 “비록 원전사고 확률이 수백만분의 1밖에 안 되더라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막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 그러나 판도라는 팩트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이 영화도 도입부에 사건 및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임을 확실히 했다. 그런 허구가 가득한 공상 영화를 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문 대통령이 무지하거나 원전에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에게 탈원전을 조언해준 인물은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미생물학)로 알려져 있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해온 환경문제 전문가다. 원전에 대해서는 문외한(門外漢)에 가깝다. 김 교수는 영화 판도라도 자문을 해줬다고 한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비전문가가 만든 탈원전 대선공약을 이행하겠다며 2017년 6월 40년밖에 안 된 고리1호기를 영구 정지시켰다. 우리보다 환경문제에 더 민감한 미국도 최초 운영허가 40년에 20년을 더해 60년까지 수명 연장을 승인하고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22년까지 운영허가를 받은 월성1호기를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려고 투입한 세금 7000억원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또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아직 건설 장소나 이름을 정하지 않은 2개 호기 등 모두 6기의 신규 원전 계획은 백지화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과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절차의 공정성은 눈곱만큼도 없는 일방적 처사였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태 후 탈원전정책을 편 독일은 최근 언론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원전을 줄여나가면서 전기료가 25% 가량 오르고 마지막 원전이 멈추는 2023년에는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독일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전기를 원활하게 생산하지 못해 돈만 낭비한 꼴이 됐다. 그러니 탈원전정책이 실패했다는 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일본도 후쿠시마원전 사태로 2030년까지 ‘원전가동 0’를 추진했으나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다시 원전비율을 20%대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봐도 탈원전의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은 탈원전이 진리인양 계속 폭주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 정권이 낙하산으로 임명한 김종갑 사장도 “2050년까지는 원전을 끌고 가야 한다”며 탈원전 정책에 각을 세웠겠나.
 
이 정권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 등의 폐해로 우리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수 있는 암울한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은 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를 뛰어넘어 ‘J(Japanification·일본화)의 공포’까지 거론되고 있다. 저성장·고령화 등으로 1990년대부터 25년간 일본에서 벌어졌던 일본식 장기불황이 덮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10일까지다. 그 이후에 좌초한 우리 경제를 책임질 수 있나. ‘조국 사태’ 이후 문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을 외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료까지 인상하게 되면 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권은 탈원전으로 더 이상 대한민국 경제를 피폐하게 해서는 안 된다. 미래 세대에게 에너지위기로 피해를 줘서도 안 된다. 따라서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탈원전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이것이 엄중한 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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