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편법·표절 수두룩…고교서열화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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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13개大 학종 실태조사 결과…교직원 자녀 수시합격 255명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06 09:00:46

▲ 박백범 교육부차관이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교육부가 서울 주요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들여다본 결과 자기소개서·추천서를 편법으로 기재하거나 표절한 사례가 수백 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학 교직원 자녀가 해당 학교 수시에 지원해 합격한 사례도 상당수 확인됐다. 고교 서열화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교육부 5일 이 같은 내용의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학종 비율이 높고 특목고·자율고 학생 선발 비율이 높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항공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이며 이들 대학의 2016년∼2019학년도 전형자료 총 202만여 건을 분석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자기소개서·추천서에 기재가 금지된 ‘부모 실명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기재한 사례가 전체 적발건수 336건(2019학년도 기준) 중 32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편법·변칙적인 방법으로 기재금지 사항을 피해간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한 학생은 ‘최우수상 등 수상실적 기재 금지’ 사항을 회피하기 위해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전국학생통계활용대회에 도전해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라고 적었고, ‘부모 실명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지위 기재 금지’ 사항을 피하기 위해 ‘저는 어릴 적부터 작은 기업을 경영하시는 아버지와’라고 기재했다. 자기소개서 표절 의심 사례도 228건이 발견됐다.

하지만 일부대학의 경우 기재금지 위반 사항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13개 대학 교직원 자녀가 수시에 지원한 사례는 총 1826건으로, 이중 14%인 255명이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가 소속된 학과(학부)에 자녀가 합격한 사례는 총 33건으로 나타났지만 교육부는 현재까지 위법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교 서열화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의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대학 지원단계부터 합격, 등록단계까지 학종 전 과정에서 나타났다.

13개 대학에 일반고 학생은 전국 일반고 학생 대비 5.4% 합격한 반면 자사고는 28.8%, 외고·국제고는 45.8%, 과고·영재고는 111.5%(수시는 최대 6회 지원 및 중복합격 가능) 합격했다.

이들 대학의 학종에 지원한 학생들의 합격률은 일반고 9.1%, 자사고 10.2%, 외고·국제고 13.9%, 과고·영재고는 26.1%로 나타났다. 수능 합격률은 일반고 16.3%, 자사고 18.4%, 외고·국제고 20.2%, 과고·영재고 24.3%로 조사돼 학종이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반고는 2019학년도 기준, 지원단계보다 합격단계에서 비중이 감소했다. 학종과 수능에서 전체 지원자와 합격자를 각각 100으로 가정하고 고교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일반고는 학종(71.5%⟶63.8%)과 수능(71.7%⟶69.0%) 모두 지원단계보다 합격단계 비중이 감소했다. 반면 외고·국제고는 학종(8.5%⟶11.5%), 수능(6.9%⟶8.2%) 모두 지원단계보다 합격단계 비중이 증가했다.

지역에 따라 학종 합격률도 차이를 보였다. 전국평균보다 광역 수준에서 13개 대학 진학비중이 높았고 서울의 경우 수능과 학종에서 전국 평균보다 진학비중이 컸다. 13개 대학 4년간 학종 합격자 중 서울지역 고교 출신 학생 비중은 4년 평균 27.4%, 수능은 37.8%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지난 10년 동안 양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질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며 “학종 운영 가이드라인 내실화 등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해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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