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대납 막는다” 내년부터 가상계좌 실입금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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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행 등과 공동으로 실제 보험료 입금자 확인 가능한 전산망 구축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06 14:18:27

▲ 금융감독원이 보험료 대납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금융업계와 공동으로 실제 보험료 납입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 ⓒ스카이데일리

내년부터 가상계좌의 실제 보험료 입금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구축된다.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식으로 부당하게 보험을 모집하는 행위가 원천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감원은 보험, 은행업계와 공동으로 보험사 가상계좌 내부통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연말까지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TF에는 금감원과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 가상계좌를 운영 중인 보험사 38곳과 거래 은행 15곳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TF를 통해 보험사와 은행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업무협약을 맺고 가상계좌의 실제 보험료 입금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보험사가 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의 실입금자(계좌주) 정보를 제공받아 확인해 보험료 대납 등 부당 모집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운영 기간은 6일 오후 3시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최종 개선안 설명회가 실시되는 다음달 말까지로 약 2개월이다.

보험사와 은행은 최종 개선안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며 금감원은 내년 하반기에 보험사의 가상계좌 내부통제 구축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보험료 납입방식은 자동이체(78.5%), 신용카드(12.4%), 가상계좌(5.8%), 실시간 계좌이체(2%) 등 다양하다. 이 중 가상계좌를 통해 납입하는 방식은 보험사의 보험료 수납 편의성 및 고객 관리 용이성 등에 따라 이용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10개 손해보험사를 기준으로 가상계좌 이용 건수는 2017년 4074만건에서 지난해 4296만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189만건을 기록했다.

여기서 가상계좌란 보험사의 실제 은행계좌에 연결된 계좌번호 형식의 전산코드를 말한다. 보험사는 가상계좌로 보험료가 입금될 경우 해당 계좌를 부여받은 고객의 보험료로 인식하고 수납처리를 한다.

다만 가상계좌는 누구라도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입금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는 보험료의 실(實) 입금자가 계약자(계좌주)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는 맹점이 있다. 이에 설계사가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입금하는 대납행위 등 보험업법에서 금지하는 부당 모집행위를 통제하기 어렵다. 보험업법 제97조1항6호에 따르면 실제 명의인이 아닌 자의 보험계약 등 모집을 금지한다.

특히 설계사가 가상계좌로 보험료를 납입한 경우 계약유지율이 매우 낮게 나타나 부당 모집행위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설계사 명의로 입금 시 보험료 수납제한 등 자체적으로 가상계좌에 대한 내부통제장치를 운영해 오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통제장치의 실효성이 낮아 내부통제를 피해가는 악용사례가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일례로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가상계좌를 이용해 보험료 10억원(842건)을 대납한 바 있다. 금권원이 실제 입금자 확인자를 확인하기 위해 TF를 운영하는 배경이다.

금감원은 실제 입금자 확인제도가 시행될 경우 부당 모집행위에 가상계좌를 이용할 수 없게 돼 건전한 보험거래 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집조직이 가상계좌를 부당 모집행위에 이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건전한 보험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허위계약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집수수료 누수를 예방함으로써 보험료 인상요인 제거 등 소비자 이익에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