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2호, 42년 만에 태양계 경계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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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간우주로 가면서 태양풍 사라진다는 오랜 가설 뒤집어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06 16:30:14

▲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심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위)와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넘어서서 성간우주에 진입한 모습을 나타낸 상상도 [사진=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 탐사선 보이저 2호가 42년간의 비행 끝에 태양계를 넘어 성간우주(interstellar space)에 진입하는데 성공하면서 태양계 밖의 새로운 정보에 대한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NASA, CNN 등에 따르면 NASA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보이저 2호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한 새로운 논문 5편을 발표했다.

보이저 2호가 ‘헬리오포즈(Heliopause·태양권 계면)’을 넘어서서 성간우주에 진입하면서 지구로 전송한 데이터들은 태양계의 가장자리의 우주환경에 관한 가장 광범위하고도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헬리오포즈는 태양계의 중심으로부터 발산되는 태양풍(solar wind)이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에 의해 멈추게 되면서 생성되는데 연구진은 이 경계선이 끝이 좁은 뭉툭한 타원형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발견했다.

태양풍이 미치는 영역인 헬리오스피어(heliosphere·태양권)로부터 날아오는 미세입자들이 끝에 있는 헬리오포즈에 도달해서는 더 이상 날아가지 않고 하나의 막처럼 경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이 경계면을 ‘뭉툭한 탄환(a blunt bullet)’ 모양으로 묘사했다.

기존에는 태양풍이 성간우주로 날아가면서 그 영향력이 사라진다는 가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견으로 헬리오스피어와 성간우주 사이에 막이 있다는 점이 새로 밝혀지면서 기존 가설을 뒤집었다.

보이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에드워드 스톤 캘리포니아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와 한 인터뷰에서 “(태양 자기장) 버블이 얼마나 거대한지 우리는 몰랐다”며 “(보이저 2호가) 이렇게 오랫동안 비행해 (태양 자기장) 버블의 끝에 도달해 성간우주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논문 저자들 중 한 명인 돈 거넷 아이오와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성간우주로 갈수록 태양풍이 점차 사라질 것이란 오래된 가설은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보이저 1, 2호의 데이터에서 보듯, (태양계와) 성간우주 간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다. 플라스마를 포함한 유동체들이 경계를 형성한다는게 놀랍다”고 말했다.

보이저 2호는 보이저 1호와 함께 1977년에 발사됐다. 보이저 1호는 2012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성간우주에 진입했으며,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탐사한 후 2018년에 성간우주에 진입했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약 220억km, 보이저 2호는 약 180억km 떨어진 곳에서 비행하고 있다.

보이저 1, 2호는 모두 프루토늄-238의 자연 반감을 통해 열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 바꿔 동력으로 이용하는데 전력생산량이 점점 떨어지면서 앞으로 5년 정도밖에 못 버틸 것으로 예상된다.

보이저호가 수명을 다한 뒤에는 당분간 성간우주에 진입할 탐사선이 없어 이들의 수명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기 위해 NASA 과학자들이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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