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로또청약 더욱 기승부릴 것”, 분양가 상한제 폐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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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 강남 4구 등 1차 지정이어 목동 등 추가지정 시사도

김승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07 14:11:57

정부가 서울의 강남 4구를 포함한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한 뒤 부동산 시장에서 후폭풍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하 미래당)은 7일 “‘로또 청약’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며 일제히 비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6일) 국토교통부가 서울의 강남 4구, 또 마포·용산·성동, 그리고 영등포 여의도 지역을 분양가상한제 대상으로 선정해 발표했다”며 “정부가 ‘선제적 차단’, ‘핀셋 규제’로 집값 잡겠다고 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기대’가 아닌 ‘물음표’와 ‘우려’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취지와 달리 신규 공급이 줄어들어서 결국 전세 값과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이나 현재 신축 중인 아파트로 자금이 대거 쏠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청약 현상이 극도로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로또 청약’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이런 부작용을 잡겠다고 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미 시장에서 입증이 됐다”며 “지난번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한 이후에 오히려 서울 지역 집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이미 나타났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시장은 정부가 이렇게 두더지잡기 식으로 대책 내놓는 것을 비웃고 있다”며 “누차 강조했지만, 시장을 이기는 정책과 정부는 있을 수 없다.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서 시장 논리에 따른 공급확대 방안을 찾는 것, 이것이 집값을 잡는 방법이라는 점이다”고 말했다.

미래당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 “예전에 인기 있던 가요 중에 이런 노래 제목이 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정부가 어제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이 노래 제목에 딱 어울린다"며 ”시장 상황에 완벽하게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고 비유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것은 이미 사실로 증명이 됐다. 지난 8월 강남 한 아파트는 드디어 ‘평당 1억’을 찍었다. 분양가상한제가 곧 시행될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집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며 “1977년 이래 분양가상한제가 몇 번 도입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신규 아파트 공급을 억제하면 당연히 기존 아파트의 가치가 상승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필연적으로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들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지역을 두고 ‘이 곳은 정부에서 공인한, 집값 폭등 예상 장소’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국민의 반응이 궁금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인터넷에 분양가상한제라고 검색해보기 바란다. 도저히 제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이 천지다”고 전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러면서 “국민과 시장에서 이렇게 반대하고 장기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키는 정책을 시행하는 문재인 정권에 다시 한 번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긴 말 필요 없다. 국가를 자폭시키는 이런 멍청한 정책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목동·과천 등 추가지정 가능성 시사

이런 가운데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목동 등 일부 집값 과열 우려지역에 필요시 민간택지 분양가상환제 추가지정 시사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일부 과열지역이 빠진 것 같다’는 지적에 "목동, 흑석동, 과천 등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곳은 아직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있어서 분양이 임박한 단지나 사업이 거의 없다"며 "정부가 계속 예의 주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서 2차, 3차 지정이 추가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은 분양가 심사를 통해 택지비와 건축비의 적정성이 관리되고, 시행사 또는 건설사의 과도한 이윤이 제한되면서 종전보다 낮은 분양가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청약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보수야당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고 정부가 개입, 집값, 전세 값을 잡겠다는 식의 이런 정책은 오히려 부동산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여기더해 서울의 경우 대다수 신규공급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만큼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인한 공급 위축이 청약 쏠림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지난 2015년 폐지된 이후 4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김승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승섭 기자 s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